울산서 23년만에 여성 기초단체장 탄생할까
2022.05.25 15:43
수정 : 2022.05.25 15:43기사원문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울산에서 23년만에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6·1지방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2명의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를 공천했다.
이미영 남구청장 후보와 천기옥 동구청장 후보가 그 주인공.
이미영 후보와 천기옥 후보는 지난 1999년 동구청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영순 전 동구청장에 이어 23년만에 여성 기초단체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영순 전 구청장은 남편인 김창현 전 동구청장이 이른바 '영남위원회' 사건과 관련해 지역사업책으로 활동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동구청장직을 상실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옥중의 김창현 전 동구청장을 대리해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기 때문에, 유력 여야 정당에서 여성이 기초단체장 후보로 공천받아 정규 지방선거에 출마한 것은 이 후보와 천 후보가 최초이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남구청장 선거에 나선 이미영 후보는 지난 8년간 남구 기초의원과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성장한 여성 정치인이다.
이미영 후보의 맞상대는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3선에 도전하는 현 남구청장인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다.
서동욱 후보는 울산의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최다 득표와 최고 득표율을 노리며 3선에 도전하는 여당의 중량급 인사다.
서동욱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남구청장 3선에 도전했다 '문재인 바람'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김진규 후보에 0.8%인 1365표 차이로 분패했었다.
서동욱 후보는 지난 2021년 남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2위인 민주당 김석겸 후보에 41.68%로 앞선 4만5466표 차이로 압승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서동욱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남구에서 이미영 후보가 분투하고 있으나 초반 판세는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게 여야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공식 선거일 하루를 앞둔 지난 18일 ubc울산방송이 한국갭럽에 의뢰해 실시한 2차 여론조사를 보면 서동욱 후보가 63.3%의 지지를 얻어 22.2%에 그친 이미영 후보에 41.1%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서동욱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구청장 선거에 첫 도전장을 내민 이미영 후보가 쉽지 않은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공천을 받아 동구청장 선거전에 나서고 있는 천기옥 후보는 이미영 후보에 비해서는 선거지형이 다소 나은 편이지만 선거결과는 '예측불허' 안갯속 국면이다.
동구의회 의장과 6,7대 울산시의원을 거친 동구 토박인 천기옥 후보는 앞서 ubc울산방송이 한국갭럽에 의뢰해 실시한 2차 여론조사에서 38.4%의 지지를 얻어 2위인 34.3%의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ubc울산방송 여론조사에서 16.4%의 지지를 얻은 민주당 정천석 후보가 지난 21일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벌금 8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데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후보직을 사퇴를 하면서 동구청장 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16.4%의 정천석 후보 지지표가 어디로 향할지는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일단 같은 야당인 진보당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지만, 정천석 후보가 동구 토박이에다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천석 후보는 2006년 동구청장에 첫 당선될 때는 무소속이였지만, 2010년 선거때는 현 여당인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2018년에는 당을 옮겨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동구청장 3선에 성공했다.
이처럼 천기옥 후보와 동향일뿐 아니라 정치적 지지 기반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오롯이 정천석 후보의 표가 같은 야당인 진보당 김종훈 후보쪽으로 간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지역 연고와 연령, 정치적 신념 등 다양한 요인으로 천기옥, 김종훈 후보에게로 정천석 후보의 표가 양분돼 흩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정천석 후보의 사퇴로 요동치는 동구 표심으로 초반 유력했던 천기옥 후보 당선 여부의 불확실성은 다소 높아졌다.
하지만 23년만의 여성 기초단체장 탄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민주당 이미영 후보보다는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가 더 높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