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노동시장 경직에 더 악화될 수도"
2022.05.25 18:17
수정 : 2022.05.25 18:17기사원문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진단과 정책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에서 "4월 소비자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4.8%를 기록했고,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성장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개월 연속 하락해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 정책은 규제완화,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조성"이라고 밝혔다.
'스태그플레이션 진단과 정책과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형적인 공급비용 상승 충격이 유발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공급가격 상승이 비용 충격으로 강하게 작용한 데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확대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물가상승 압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에 대응하는 한국의 금리인상 압력은 경기부진을 유도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며 코로나19 발생 전 한국과 미국의 상황이 달랐던 점에 주목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전 양호한 경기환경이었기 때문에 유동성이 회수되더라도 양호한 경기환경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노동비용 상승 충격으로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로나를 맞아 되돌아가더라도 국내경기의 부진상황이 기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우리 경제는 수년간 다른 주요국에 비해 성장률이 낮았고, 최근에는 물가마저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까지 평균 4%,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월까지 평균 8.7%인 데 반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 초·중반에 불과하므로 우리 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거나 하반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