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스테이지 ‘이유 있는 피켓팅’
2022.05.25 18:35
수정 : 2022.05.25 21:28기사원문
지난 22일 한 연극·뮤지컬 커뮤니티에는 '뮤지컬 아이다' 감상 후기가 줄줄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아이다'의 공연 후기다.
■배우와의 소통·굿즈 제공·특가 예매
해당 공연 회차는 티몬이 전관을 대관해 독점 판매하는 '티몬스테이지'였다. 이날 티몬스테이지 고객들은 50~60%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구매했고 무대인사, 자체 제작 굿즈 등 다양한 혜택을 경험했다.
무엇보다 관객의 반응이 좋은 것은 무대인사다. 공연이 끝나고 5분가량 주연 배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배우들은 관객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는지 등 소감을 전했다. 관객도 배우들의 인사에 큰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이날 배우들의 무대인사와 커튼콜 사진, 영상은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업로드됐다. 게시글에는 "단순히 공연만 보고 끝나는 일반 무대와 달리 극에서 벗어난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실제로도 배우들끼리 친한지 케미스트리가 좋았다" "즉흥적으로 나온 배우의 위트 있는 멘트에 더 매력을 느꼈다" 등 배우들과의 소통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감이 묻어났다.
티몬에서만 제작하는 굿즈인 아이다 휴대폰 스트랩도 제공됐다. 마니아층이 많은 공연의 경우 굿즈를 얻기 위해 티몬스테이지 회차를 예약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해당 회차의 티켓을 구매하지 않으면 구할 수 없는 한정판 굿즈여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거래를 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 밖에 티몬스테이지에서 준비한 럭키드로우를 통해 배우들이 직접 추첨으로 뜻밖의 선물을 전하기도 했다.
강지은 티몬 컬쳐·티켓팀장은 "수익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이런 혜택으로 행사를 구성하기는 어렵다"면서 "고객들이 티몬이라는 회사에 자연스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커머스 회사에서 왜 전관 대관
티몬은 커머스 자산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결합한 개념인 '이커머스 3.0'이라는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2020년 10월 론칭한 티몬스테이지 역시 티몬 고객에게 차별화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강 팀장은 "커머스 회사여서 처음에는 물건을 사러 들어왔다가 충동구매로 티몬스테이지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있다"면서 "특별한 문화생활을 경험하고는 아예 티몬스테이지만 찾아서 재관람하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이는 장윤석 티몬 대표가 강조하는 '팬덤 마케팅'과도 맥을 같이한다.
티몬은 신규 고객과 마니아층 고객을 모두 잡기 위해 티몬스테이지에 올리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한예은 티몬 컬쳐·티켓팀 MD는 "대중적으로 고객들이 어떤 공연을 가장 보고 싶어하는지를 가장 먼저 살핀다. 둘째는 많은 고객이 잘 알지 못하지만 티몬 고객이 경험해봤으면 좋을 법한 신작을 발굴해 추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 절반 이상이 다시 찾아
티몬스테이지는 공연을 경험한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론칭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달(1~22일) 티몬 문화관련 티켓의 매출 신장률은 티몬스테이지 론칭 직후 같은 기간(2020년 10월 1~22일) 대비 150% 이상 신장했다.
최근에는 티몬스테이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수십만명의 접속자가 몰리며 좌석이 모두 매진된 바 있다.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은 200석이 1분 안에 매진됐고, '뮤지컬 데스노트' 역시 2200석 이상이 5분도 안돼 다 팔렸다.
특히 티몬스테이지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은 일반 티몬고객 대비 월평균 구매액이 43%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번 티몬스테이지를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은 52%에 달한다. 구매자의 절반 이상은 티몬스테이지를 재구매하는 셈이다.
티몬스테이지에 새로운 딜이 오픈하는 날 자정에는 수만명의 고객이 밤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가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이란 신조어)에 나선다. 지난달 진행된 뮤지컬 데스노트는 자정이 지난 시각 10만명 넘는 고객이 동시 접속했으며, 3월 위키드 공연 때는 12만명이 몰렸다. 낮시간 티몬 앱 첫 화면에 보이는 상품에 평균 1만명 정도가 접속하는 것과 비교할 때 심야에 10배가 넘는 고객이 몰린 효과를 보였다.
한예은 MD는 "공연 예매를 위한 새로운 트래픽이 유입돼 티몬스테이지 검색을 기다리면서 다른 상품 구매로도 이어져 선순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