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자연 같이 삽시다"… 자연이 주인인 새만금환경생태단지

      2022.05.26 06:06   수정 : 2022.05.26 06:06기사원문
25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환경생태단지 산책길에 야생 동물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전북환경청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생태단지 조성 취지에 맞게 이를 따로 보수하지 않고, 탐방객 교육자료로 쓰고 있다.2022.5.26/© 뉴스1 이지선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 환경생태단지'는 환경의 날인 6월5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환경생태단지의 산책로 중 한 곳인 달팽이 언덕을 오르다보면 꽃밭 위로 전망대가 보인다.2022.5.26/© 뉴스1 이지선기자


새만금환경생태단지 전망대에 설치된 관측기구를 통해 바라본 주상천 유입부의 모습. 인공습지로 끌어들여 수질을 개선시킨 뒤 다시 바다로 흘려보내는 것이 핵심보전지구의 주된 역할이다.
이곳에는 각종 조류와 수달, 삵, 고라니 등 야생 동·식물이 터전을 꾸리고 있는만큼 조사 목적 외 출입이 제한된다.2022.5.26/뉴스1 이지선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환경생태단지 전망대인 한옥정자에서 바라본 생태단지 산책로와 인공습지의 모습. 저 멀리 수평선과 함께 고군산군도의 모습이 보인다.2022.5.26/© 뉴스1 이지선기자

(부안=뉴스1) 이지선 기자 = "아직 정식 개장도 안한 새 시설인데, 길 위에 짐승 발자국 보이시죠?"

25일 찾은 전북 부안군 새만금 환경생태단지. 기자단 팸투어를 진행하던 전북지방환경청 직원이 산책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라니나 삵 같은 야생동물이 산책로 조성 과정에서 흔적을 남겨놓은 것이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다시 시멘트를 붓고 매끄럽게 보수했을 상황이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란 단지 조성 취지와 발자국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 흔적을 그대로 뒀다고 직원이 설명했다.

습지 조성을 통해 생태계 기능을 복원하고 자연천이를 유도하는 게 단지의 목적인 만큼, 그들의 흔적을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인 것이다.

'새만금 환경생태단지'는 환경의날인 6월5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광활한 토지 확장의 현장인 새만금에서 유일하게 동식물이 주인인 곳 '새만금 환경생태단지'를 뉴스1이 한 발 먼저 둘러봤다.

이날 찾은 생태단지는 일반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보랏빛 붓꽃과 노란 금계국, 하얀 샤스타데이지가 너른 벌판 위에서 살랑이고 그 사이로 작업자들의 바쁜 손놀림이 보였다.

이날 부안 날씨는 섭씨 25도까지 올랐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인지 더위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바람이 특히 많이 부는 산책로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팻말과 함께 알록달록한 바람개비가 세차게 돌고 있었다.

여타 관광지와 달리 이곳 생태단지는 시설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다닐 수 있는 산책로와 생태놀이터, 방문자센터가 거의 유일한 인공 시설물이다.

'새만금 환경생태단지'는 새만금 지역 전반에 걸쳐 오는 2050년까지 계획돼 있는 환경생태용지 조성 1단계 사업으로서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는 새만금이 첫 발을 내디뎠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으로 새만금 내부에 축구장 110개(78만5892㎡)가 들어갈 만한 대규모 생태단지가 조성됐다. 단지는 크게 Δ핵심보전지구 Δ완충관찰지구 Δ생태체험관광지구 등 3곳으로 나뉜다.

생태단지 가장 바깥 쪽엔 새만금 바다로 향하는 주상천이 흐른다. 이 주상천을 인공습지로 끌어들여 수질을 개선시킨 뒤 다시 바다로 흘려보내는 게 핵심보전지구의 주된 역할이다. 이곳엔 각종 조류와 수달, 삵, 고라니 등 야생 동·식물이 터전을 꾸리고 있는 만큼 조사 목적 외 출입이 제한된다.

완충관찰지구는 관광객들이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중간지대 역할을 한다. 9m 높이의 언덕엔 달팽이 등껍질 모양의 나선형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꼭대기에 오르니 한옥 정자 '와구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이 달팽이 언덕에선 습지는 물론 부안에서 군산 방향으로 보이는 새만금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맑은 날엔 고군산군도의 윤곽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생태단지는 보호지역 관리 전문기관인 국립공원공단이 위탁 운영한다. 공단은 준공 이후 지역 주민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집라인과 미끄럼틀 등 각종 놀이시설이 있는 생태놀이터다. 환경과 새만금 생태에 대한 교육을 쉽고 재밌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방문자센터 역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생태단지 탐방 산책은 짧겐 20분부터 길겐 1시간20분가량 소요되는 5가지 코스가 마련돼 있다. 특히 환경청은 자전거 30여대를 비치해 방문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윤은정 전북지방환경청장 직무대리(새만금 유역관리단장)는 "환경의날을 맞아 새만금환경생태단지를 국민 누구나 연중 무료로 이용 가능하도록 정식 개장한다"며 "시설물이 없어 휑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생이란 궁극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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