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송파사옥 가보니…거대한 '디지코' 테스트베드

      2022.05.29 07:26   수정 : 2022.05.29 07:26기사원문
지난해 9월 문을 연 서울 송파구 'KT 송파사옥' 모습.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 입구에 놓인 방역로봇.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 바리스타 로봇. 두 개의 팔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 커피를 제조한다.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서빙로봇이 커피 및 음료를 배달하고 있는 모습.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에서는 석촌호수 풍경이 훤히 보이는 휴게 공간이 각층마다 배치돼 있다.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에는 다양한 형태의 업무 공간이 꾸려져 있다.

협업형 좌석 모습.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 일반 업무 공간.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에 적용된 자율 좌석제.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모바일로도 좌석 예약이 가능하다.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 송파사옥에서 가장 인기 많은 집중 업무 공간.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좌석을 예약하면 전자명패에 소속 부서와 이름이 표기된다.
2022.5.24/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KT송파빌딩 출범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 가속화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KT 송파빌딩을 두고 구현모 KT 대표가 한 말이다. 통신사에서 벗어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KT에 있어서 송파사옥은 큰 상징성을 갖는다. 디지코 사업의 주축이 되는 사업 부서가 한데 모였으며, 일하는 문화부터 빌딩 관리까지 KT의 기술과 서비스가 집약됐다. 송파사옥 자체가 일종의 거대한 '디지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는 지금, KT 송파사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뉴스1>은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T송파빌딩을 찾았다. 언론에 KT 송파사옥 전체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이 일상이 된 공간…로봇 인큐베이터 역할도

"무언가 특별하게 체험하려고 하지 않아도 인공지능(AI) 등 여러 기술이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이현정 KT 엔터프라이즈마케팅팀 부장은 KT 송파사옥을 KT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공간으로 소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로봇이었다. 입구부터 코로나19에 대응한 AI 방역 로봇이 놓여 있었다. 해당 로봇은 주기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실내 자율주행을 하며 무인 방역을 진행한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처음 공개된 방역 로봇은 전시에 앞서 KT 송파사옥에서 먼저 운영됐다. 이처럼 송파사옥은 KT 로봇 서비스가 가장 먼저 테스트 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8층에는 바리스타 로봇과 서빙 로봇으로 구성된 로봇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바리스타 로봇은 두 개의 로봇 팔을 갖췄다. 각각 원두와 컵을 담당하며 아메리카노 한 잔을 정성껏 뽑아냈다. 이후 서빙로봇이 지정된 좌석으로 커피를 싣고 다가왔다. 정확히 계량된 로봇 같은 풍미가 혀를 감쌌다.

8층 한 켠에는 무인 우편 배송 시스템을 갖춘 자율주행 우편 로봇도 놓여있었다. 지금은 쉬고 있었지만, 필요시 사무실 곳곳을 누비며 각종 우편물이나 택배를 배송해주는 역할을 한다.

KT 송파빌딩에 적용된 또 다른 기술은 AI 빌딩 관리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 설비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에너지 설비를 자동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 에어샤워, 산소발생기, 공기청정기, 공기질 측정기 등을 통합 관리하는 AI 환경 플랫폼을 통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KT 측은 설악산 수준으로 실내 공기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사무실 특유의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남의 사무실이라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업무 공간 제한 없는 일하는 문화…"사원증도 필요 없어"

KT 송파사옥은 지하 5층부터 지상 28층 규모의 건물 중 4층부터 16층까지 13개 층을 사용한다. 엔터프라이즈부문 및 AI/DX융합사업부문 총 15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전체 인원 중 80% 수준으로만 좌석을 만들어 재택·원격·출근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 방식이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

특히 자율 좌석제를 적용해 출근자들도 원하는 형태의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했다. 부장과 팀장의 옆자리를 피해 다닐 수 있는 셈이다. 좌석은 크게 일반 업무 공간, 집중 업무 공간, 협업형 좌석 등으로 분류돼 있다. 각 좌석에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으며 직원들은 업무용 노트북만 들고 다니면 된다.

이 같은 좌석은 모바일 앱이나 사옥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마치 공연 티켓팅처럼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KT는 일주일 이상 같은 좌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상 막아놨다.

이현정 부장은 "KT 송파사옥을 방문하는 협력사나 고객들이 이 같은 근무 시스템을 보고 근태 관리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는데 일하는 사람은 어떤 제도를 갖다 놔도 일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며 "기술이 어우러진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 KT 송파사옥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른 사옥에 근무하는 이들을 위한 거점 오피스 개념의 '스마트워크 플레이스'도 마련돼 있다. KT에 따르면 이 같은 공간은 분당사옥에 46석, 송파사옥에 49석, 광화문 이스트 사옥에 36석씩 있다.

석촌호수가 훤히 내다보이는 휴게 공간은 각층마다 배치돼 직원들의 안구 및 정신 건강을 책임진다. 휴게 공간마다 놓인 다회용컵도 눈에 띄었다. KT는 자사 외에 광화문 소재 17개 기업 및 기관과 함께 다회용컵 사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실물 사원증 대신 블록체인 기반 분산식별자(Decentralized ID, DID)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출입증을 도입해 보안성 및 편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구내식당이나 카페에서 결제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사내 안내 방송 시스템에는 기가지니 음성합성 기술(Text-To-Speech, TTS)이 적용됐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AI 음성 안내가 이뤄져 사내 아나운서를 대신한다.


실제 KT 송파사옥에서 일하는 양은선 KT AI/DX융합사업부문 과장은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데 업무 집중도를 높여주는 집중형 좌석이 가장 인기가 높다"며 "무엇보다 사원증 없이 휴대폰만으로 출입이나 사옥 내 각종 서비스가 인증돼서 편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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