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승리했지만…윤핵관·안철수 부상에 '긴장' 못 놓는 이준석
2022.06.01 21:15
수정 : 2022.06.01 21:15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국민의힘이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준석 대표는 두 번에 걸친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적지 않은 과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충돌했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부딪힐 일이 잦아질 가능성이 커졌고, '성매매 의혹'에 따른 당 차원의 징계건 처리도 예고돼 있어서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대로 당선이 확정된다면, 지난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도 연이어 당을 승리로 이끈 이 대표의 당내 위상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됐다. 보수정당 역사는 물론 주요 정당 가운데 30대 대표가 선출된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보수정당에서는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로,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이준석 체제'를 향한 도전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최근 들어 윤핵관으로 불리는 현역 의원들이 부쩍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이 대표와의 힘겨루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을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하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끝에 끝내 윤 행장을 돌려세웠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지역을 돌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운 '예산 폭탄' 발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선거를 앞두고 의도된 악의적 보도가 아니라 실제 대통령실 관계자에 의해 나온 얘기라면 대통령실 또한 크게 각성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장 의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이후 대통령실과 거리두기 행보를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안철수 전 위원장(경기 성남 분당갑)의 국회 복귀도 위협 요인이다. 안 위원장은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64%로 예측됐다. 김병관 민주당 후보(36%)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왔다. 출구조사대로 당선이 확정된다면, 그동안 '제3대'에서 활동해온 안 전 위원장은 '여당의 중진의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당내 입지가 탄탄하지는 않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만큼 존재감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당내 기반을 닦으면서 윤핵관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안 대표 역시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지난 대선까지 이 대표와 충돌이 많았던 정치인 중 하나다.
실제 안 후보는 지난달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당선이 더 급해서 당권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 4월 국민의힘 윤리위가 징계 절차에 돌입한 이 대표의 성매매 의혹 사건은 또 다른 '뇌관'으로 꼽힌다. 지방선거 이후 징계 결과가 나오면 당내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것뿐만 아니라 새 지도부를 선출이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당내 주장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처분을 의결할 수 있다. 제명의 경우, 최고위 의결을 거쳐 확정되지만 탈당 권유나 당원권 정지, 경고는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게 되면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윤리위의 징계 관할은 Δ당 소속 국회의원 및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Δ광역 및 기초단체장 Δ시·도당 위원장 Δ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당직자 Δ정책연구소 임·직원의 징계 심의·의결 등이다. 당 대표나 선출직 최고위원 등은 관할이 아니다. 윤리위 징계를 두고 정당성 시비가 붙으면 논란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