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연준·우크라발 경제 허리케인 대비해라"

      2022.06.02 02:52   수정 : 2022.06.02 02: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이자 미 재계를 대변하는 인물인 제이미 다이먼이 1일(이하 현지시간) '경제 허리케인'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 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허리케인에 버금가는 충격을 줄 것이라는 경고다.

1주일만에 전망 악화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이먼은 불과 1주일만에 경제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변했다.



지난주 2년 만에 처음 열린 JP모간 투자자 컨퍼런스에서는 '폭풍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날은 '허리케인'으로 위험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서비스 컨퍼런스에서 "(지난주에) 폭풍 구름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이 구름들이 "거대한 폭풍구름이 됐고, 허리케인이 됐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그 허리케인이 바로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면서 "이 허리케인이 그저 고만고만한 녀석이 될지, 아니면 허리케인 샌디 같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될지는 알 수 없다...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허리케인 샌디는 2012년 10월 자메이카, 쿠바 등 카리브해 국가들을 덮치고, 이어 미 북동부 해안을 휩쓴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1850km에 걸쳐 폭풍우를 몰고 온 관측사상 대서양 최대 허리케인이다. 당시 뉴욕시를 물바다로 만들어 지하철 노선들이 침수되기도 했다. 2012년 기준으로 경제적 피해 규모가 650억달러에 이르렀다.

다이먼의 발언은 뉴욕 주식시장이 경기둔화 우려로 지난주 강세를 뒤로하고 이틀 연속 하락하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175달러 각오해야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해서 전세계 상품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에너지, 곡물을 비롯해 상품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이먼은 국제유가가 그 여파로 배럴당 150달러, 어쩌면 17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비관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117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 석유 수입을 연말까지 90%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 석유수입을 중단하면 석유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지만 이에 대해 충분히 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이먼은 아울러 전세계가 앞으로 5년 동안 석유시장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서도 대비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가는 틀림없이 오른다고 강조했다.

연준 양적긴축(QT)
다이먼은 아울러 연준이 이날부터 9조달러에 이르는 보유자산 매각, 이른바 양적긴축(QT)을 시작했다면서 이에따른 시장 변동성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달부터 8월까지는 석 달간 매월 미 국채 300억달러, 주택유동화증권(MBS) 175억달러를 매각하고, 9월부터는 매각 규모를 배로 늘려 국채는 600억달러, MBS는 350억달러어치를 시중에 푼다.

팬데믹 기간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도를 늦추는 정책이다.

다이먼은 지금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어 연준으로서도 다른 대안이 없다면서 투기를 멈추고, 집 값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동성을 일부 흡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QT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어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그는 비관했다.

아울러 다이먼은 연준이 채권을 시장에 풀면서 채권 규모가 급격히 늘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이에따라 전세계 자금 흐름에 거대한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모르지만 거대한 변동성을 각오해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이먼은 다만 미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여전히 탄탄하고, 일자리는 넘쳐나며, 임금이 오르고 있고, 은행산업 역시 이전 위기 때와 달리 탄탄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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