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찬욱 표 담백한 맛, 탕웨이·박해일의 미묘함(종합)

      2022.06.02 12:14   수정 : 2022.06.02 12:14기사원문
배우 탕웨이(왼쪽부터), 박찬욱 감독, 박해일이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오른쪽)이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탕웨이가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해일이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탕웨이가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손을 들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박찬욱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발표회에서 미소 짓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인으로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았다. 2022.6.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만의 한국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돌아온다. 배우 탕웨이가 박해일이 처음 호흡을 맡아, 박 감독의 첫 번째 수사멜로극을 미묘하게 그려낸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가 열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했다. 진행은 박경림이 맡았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이자 첫 수사멜로극으로,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칸에서 돌아와 시차적응에 완전히 실패했다"며 운을 뗀 박찬욱 감독은 이날 칸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에 대해 "전에는 상장밖에 없었고 영화제가 바뀌었더라"며 "그 전에는 황금종료만 (트로피를) 준 것 같은데 트로피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기도 좋고"라며 웃었다. 이어 "칸에서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도 한국에서 개봉해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다"라며 "특히 이 영화는 전에 만든 영화들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영화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 추리 소설인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고등학생 때 읽고, 3~4년 전 즈음 다시 읽었는데 그 소설 속 형사가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신사적인 그런 모습을 보고,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친절한 금자씨'부터 해온 정서경 작가와 오랜만에 만나서 다음 작품을 해보자고, 백지 상태에서 얘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면서 이런 사람이 나온다고, 여기서부터 출발해보자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은 어떤 분위기인가 하면, 박해일이라고 생각해보자고 했다"라며 "저는 그 사람이 캐스팅이 안 되면 어떡하냐는 마음에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법이 없어서, 당시 실제로 박해일을 캐스팅하겠다는 건 아니었고, 상상해보자며 작가에게 주는 지침이었고, 그래서 이름도 박해일의 '해'를 따와서 '해준'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가수 정훈희의 '안개'를 너무 좋아해서 그 곡과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별개로 하고 있었다"라며 "노래 가사를 생각해보면 로맨스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정서경 작가와 얘기할 때 형사와 '안개'를 사용한 로맨스 영화를 합쳐서 하나의 영화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자연스럽게 형사가 나오는 로맨스 영화가 됐다"고 했다. 또 "그리고 정서경 작가가 여자 캐릭터는 중국어로 하자고 제안을 하더라, 그래야 탕웨이를 쓸 수 있다고"라며 "이게 처음 만났을 때 여기까지 정해진 것이고 그 이후부터 이야기하면서 만들어나갔다"고 비화를 전했다.

탕웨이가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맡았다. 특히 영화 '만추'(2011) 이후 11년 만에 한국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박 감독님께 처음 이 이야기를 들을 때 한시간 반 정도 소요 됐는데 이 이야기를 구술로 해줬다"라며 "들으면서 물을 많이 마셨고 흥분이 됐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천천히 점점 완전히 감독님 얘기 속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감독, 작가 눈빛이 따듯하더라, 외국어로 연기해야 하지만 굉장히 안심됐다"라며 "그리고 박 감독님의 완전한 팬으로서 작업한 것은 굉장히 행복했고, 감독님이 배우를 완전히 안심시켜주는 분이라서, 배우라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셔서 크게 감사드리고 싶다. 저 때문에 인내해주시고 용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해일은 탕웨이의 매력에 대해 "걸어온 모든 작품을 챙겨보지 못했지만 '색, 계'와 김태용 감독님의 '만추'를 감명 깊게 봤기 때문에 두 작품에서 기본적인 탕웨이의 매력은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졌다"라며 "알 수 없는 걸 내면에 숨기고 있는 듯한, 표정과 눈빛 그런 부분들이 탕웨이씨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발산하고 있다는 걸로 기억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최대치로, 그 이상 더 숨기고 확정시키는 캐릭터로 발산하지 않으셨나 싶다"고 칭찬했다.

박해일은 '서래'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품는 담당 형사 '해준'으로 분했다. 박 감독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그는 영화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 대해 "처음 제안해주셨을 땐 작품 얘기를 30분 정도 쭉 설명해주셨는데, 들으면서 호기심이 큰 건 형사 캐릭터였고, 주변에서 멜로 영화 장르를 언제쯤 해보냐는 얘기를 들어왔던 적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수사극에서 멜로를 그 사이 지점을 보여준신다고 하니 너무 궁금해지더라"며 "시나리오를 보니 그 전에 해오신 작품들과 결이 새롭게 변화된 게 느껴졌고, 담백한 톤도 느껴졌고 제가 좀 더 뛰어들어갈 수 있는, 도전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해준' 캐릭터에 대해 "해준 속에서 자기의 삶을 대하는 굉장히 철학적인 분석을 느낄 수 있었는데 감독님에 이어지는 계승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박 감독은 "박해일이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였는데, 국가대표 용의자 아니냐"라며 "그런데 이제 형사, 그때도 용의자일 때도 그 눈빛이 굉장히 맑아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걸 잘했는데 이번에도 형사인데 맑은 눈빛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탕웨이도 "해준은 강직한 형사의 모습을 보이지만 점점 더 박해일씨 눈빛을 통해서 뭔가에 휘말려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며 "그 눈빛은 정제되어 있고 굉장히 디테일했고, 제가 박해일씨의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서 몇 편 봤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의 첫 번째 수사멜로극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각본가와 함께 세운 원칙이, 절대 어느 한 쪽으로 균형이 기울어지지 않게 하자는 것이었다"라며 "그래서 칸에서 인터뷰를 하는 중에 누군가 제게 이 영화는 '50% 수사드라마와 50% 로맨스 영화라고 표현하면 좋겠냐'고 확인을 해오길래, 그보다는 '100% 수사드라마와 100% 로맨스 영화라는 말이 더 낫겠다'고 했고,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순간에 어떤 관점에서 보면 수사영화이고, 어떤 관점에서는 사랑, 러브스토리인데, 다시 말해서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관계, 탐문 조사, 다른사람들한테 탐문을 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자료조사를 하고 문서로, 그 다음에 만나서 심문을 하고 미행하고 잠복근무하면서 들여다 보고 밖에서 계속 기다리는 이 모든 형사의 업무가 이 영화에서는 연애 과정이라는 것"이라며 "심문대화 자체가 긴 대화인데 보통 연인들이 할 법한 모든 일이 벌어지고, 유혹과 거부와 밀당하고 그런 거 있지 않나. 그리고 원망하고, 변명하고 연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문 과정에서 벌어지는 게 특징"이라고 귀띔했다.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전작에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려냈던 박 감독은 "이번 역할도 그전 여성 주인공 못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래는 우리 정서경 작가가 아주 잘 표현했는데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그 안에 뭔가 은밀하게 귀중한 것이 담겨져 있는 것 같은 그런 표정"이라며 "제가 이 영화에 캐릭터 포스터 디자이너 할 때 모나리자 같은 회화 느낌, 초상화 같이 해보려고 했던 것도 그런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작들과 달라진 박 감독의 연출 스타일도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전작에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그런 자극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전 그것이 잘못됐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영화를 의도했다"라며 "폭력과 정사 장면, 노출도 있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구사했고, 그런 영화들은 관객에게 막 들이대듯이 바짝 갖다 대는 류의 영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관객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렇게 가까이 스스로 가서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고 싶었다"라며 "미묘하고, 섬세해야 하고 변화를 잘 들여다 봐야하기 떄문에 그러려면 다른 자극적인 요소는 낮춰야 하지 않나. 음악으로 치면 섬세하고 여린 가수가 노래하는데 반주, 드럼이 너무 크다거나 기타가 화려하면 그런 음악은 그 음악대로 좋을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반주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이를 두고 "담백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끝으로 박해일은 "박 감독님의 새롭게 진화한 '헤어질 결심' 부탁드린다.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는 탕웨이씨 연기도 재밌게 즐겨봐달라"고 말했다. 탕웨이는 "이 작품은 완성 후 세번 봤는데 작은 화면으로 두 번 보고, 딱 한 번 큰 스크린으로 봤는데 너무 다르더라"며 "이 영화는 스크린에서 봐야 하는 영화이고, 저희 세 명의 표현방식을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감독은 "영상과 사운드 양 쪽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 팬데믹으로 개봉을 못하고 있어서 후반 작업이 굉장히 길었다"라며 "끝없이 만지고 만지다 보니, 제 영화 중 후반작업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 그래서 극장에서 보실만 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영화 산업이 붕괴 직전에 있는 상황에서 '헤어질 결심'뿐만 아니라 송강호의 '브로커'도 봐주시고, '범죄도시2'도 봐주시고 한국영화 아니어도 좋다"라며 "모든 영화든, 영화관에 빨리 가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다는 게 이런것이었지, 이런 감각을 되살려보시길 바란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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