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싸웠다" 비판한 친문(親文), 송영길·이재명 정조준

      2022.06.02 15:33   수정 : 2022.06.02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를 두고 당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 원인과 책임이 있는 인물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됐다.

친문계에서는 대선을 지고도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안일한 태도가 문제였다며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주장했다.



2일 민주당의 지방선거·보궐선거 '참패' 결과가 나온 후 당에서는 쓴소리 행렬이 이어졌다. 이낙연 전 대표와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윤영찬(초선·성남 중원) 의원 등 친문 그룹에서는 대선 패배에 대한 원인 분석과 반성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당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패배했다. 아픈 패배였다"고 적었다.

특히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짚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 투표율은 17개 시도(평균 50.9%, 잠정치) 중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평했던 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면서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 인내가 한계를 넘게됐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위기가 누적됐다며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지도부와 선거 패배를 규명한 '평가주체'가 정당성 있게 구성되고 그 작업이 공정하게 이뤄지는 게 급선무라고 봤다.

홍영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졌지만 잘 싸웠다'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당이 성찰하고 반성하지 못한 결과 이번 지방선거도 '대선 시즌2'의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홍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의원 또한 "졌지만 잘 싸웠다는 태도로 대선 민심을 오판하고 호도한 채 패자가 승자처럼 행동한 데 지선 패배의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전략공천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송영길 전 대표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사퇴한 지 한 달도 안돼 서울시장에 나온 점, 당이 책임 있는 곳에 공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저버리고 이재명 고문을 전략 공천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윤 의원은 "저를 포함한 우리의 침묵은 민주당의 사당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며 "더 이상 침묵은 죄악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평가하고 당을 다시 세우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라며 당 내 민주주의 부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은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중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국민의힘이 145명의 당선자를 낸 반면, 민주당 당선자는 63명에 그쳤다. 7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5 대 2로 국민의힘에 참패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당초 8월 전당대회 전까지 임기를 수행키로 했지만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이날 오전 전원 사퇴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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