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명물, 주상절리... 돌기둥마다 피어나는 초록
2022.06.03 04:00
수정 : 2022.06.03 04:00기사원문
■광주광역시를 품에 안은 녹색허브, 무등산
무등산 정상부는 천왕봉(1187m)과 지왕봉, 인왕봉을 포함한 3개의 봉우리로 이뤄졌다. 각각의 봉우리는 모두 주상절리대로 구성돼 있으며 북동~남서 방향으로 능선을 이룬다.
무등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서석대와 만난다. 입석대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석대는 높이 30m, 너비 1~2m의 돌기둥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진다. 서석대에 오르니 광주 시가지 전경과 멀리 월출산이 보인다. 85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서석대는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줄지어 있어 저녁노을이 물들 때 햇빛에 반사되면 마치 수정처럼 반짝거린다고 해서 '서석의 수정병풍'이라고 불린다.
서석대를 지나서 내려가다보면 5~8각형의 돌기둥이 반달같이 둘러서 있는 입석대가 보인다. 120여m에 걸쳐 줄지 선 40여 개의 너비 1~2m의 다각형 돌기둥으로 구성된 입석대는 오랜 세월 풍상을 겪으며 석수장이가 먹줄을 퉁겨 세운 듯 우람하게 늘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입석대를 지나면 정상부의 주상절리들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장불재에 다다른다. 장불재는 5만~6만여년 전 빙하기 전후에 따뜻하고 차가운 기후가 반복돼 녹고 얼기를 반복한 끝에 주상절리가 무너져 내리면서 형성됐다. 주상절리가 부서지면서 토양도 함께 쓸려 내려와 울퉁불퉁한 면들을 채워 현재의 평탄한 지대가 형성됐다.
장불재에서 규봉암 쪽으로 가다보면 바위 조각돌이 폭 2㎞, 길이 4㎞ 규모로 길게 뻗어 있는 장소와 마주친다. 지공너덜이다. 지공화상이 이곳에 억만 개의 돌을 깔아놓았는데 밟아도 돌이 덜컥거리지 않았다고 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장불재를 지나 30여분가량 가다보면 서석대, 입석대와 함께 무등산을 대표하는 3대 주상절리대로 유명한 광석대에 다다른다. 지공너덜과 함께 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광석대는 규봉암 뒤편으로 늘어선 주상절리대로 높이 30~40m, 기둥 최대 두께가 7m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주상절리대를 자랑한다. 배옥례 전남 문화관광해설사는 "광석대는 세계적으로도 발표된 적 없는 규모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지질명소로 손꼽힌다"고 소개했다.
■무등산생태탐방원과 광주호 호수생태원
무등산에서 내려온 뒤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무등산생태탐방원을 찾았다. 무등산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생태와 역사, 문화를 두루 체험할 수 있는 무등산생태탐방원은 다양한 연령과 수준별 맞춤 환경교육을 비롯해 생태문화가 어우러진 탐방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등산생태탐방원 주변 광주호 호수생태원의 푸른 물빛과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잎들,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하늘은 여행객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주말이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여유 있는 쉼과 생태탐방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다. 광주호는 원래 농업용수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로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기능은 약해지고 생태를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2006년 호수생태원이 만들어졌다.
자연관찰 학습장 안에는 토양곤충서식지, 생태연못, 물레방아, 돌무지, 솟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수변 습지 주변엔 4개의 관찰대가 호수 안쪽으로 T자형으로 설치돼 있어 호수 안의 생태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수변 습지를 걷는 2.4㎞ 길이의 데크 길은 여행객들을 호젓한 삶으로 이끈다.
무등산 북쪽자락에 자리해 있어 한적한 농촌마을인 무등산평촌명품마을로 향했다. 마을들녘에는 평무뜰이 있어 친환경 우렁이쌀을 재배하는데 여기에 고생대 화석생물이라고 불리는 긴꼬리투구새우의 서식이 확인돼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무등산평촌명품마을은 조선시대인 15세기부터 분청사기를 만들었다. 남도의 예술혼을 잇고 있는 '평촌도예공방'에서 그릇 만드는 체험을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yc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