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격전지' 장수군 이례적 재선 실패…'정치 신인' 최훈식 승리로
2022.06.02 16:52
수정 : 2022.06.02 16:52기사원문
(장수=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장수군수 선거는 재선 대 초선 후보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결과는 오랜 공직생활 후 처음 정치에 입문한 최훈식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최 후보의 상대는 재선을 노린 현직군수 장영수 후보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장수군은 선거 막판까지 최대 격전지로 꼽혀 좀처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1일 개표가 시작된 지 3시간여 만에 최 후보는 장 후보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최 후보는 개표율 60%를 넘어서자 '당선 확실'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최종 득표율 53.62%로 장영수(43.33%)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접선거가 시작된 이후 역대 장수군수들은 모두 재선 이상 역임했다.
39대~40대 김상두, 41대·45대 최용득, 42대~44대 장재영, 46대 장영수 순이다.
장영수 군수 역시 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됐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당당히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장영수 군수를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돼 온 여러 의혹들은 결과적으로 재선 실패 요인으로 작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군수는 재임 기간 호화 관사 거주부터 수상한 부동산 거래, 지역농협 거액 대출 의혹, 인사 특혜 및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등의 논란이 잇따랐다.
장 군수는 "억울하다"며 "군민에게 떳떳하게 심판받겠다"며 재선을 노렸지만, 선거과정 역시 순조롭지 못했다.
장 후보는 음주 상태로 라디오 토론 방송에 참여해 비판을 받았고, 장수군수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게다가 유권자에게 '장영수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현금 2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은 당사자가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해 지역 민심은 더 요동쳤다.
상대 후보인 최훈식 후보 역시 선거를 치르면서 제기된 '대리투표 의혹'과 관련해 캠프 관계자가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장 군수의 지속된 부정적 여론에 대한 피로도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선거 결과 장수군 7개 읍·면 중 장영수 군수 출신지인 장수읍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 후보가 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두 사건 모두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장수군 내에선 "실체적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여론은 지속되고 있다.
최훈식 당선인 측은 "최근 불거진 장수군수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해서는 수사기관에서 잘 밝혀내야 할 문제"라면서 "그동안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민심이 어떤지 느낄 수 있었고, 실제 그 결과가 투표에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관매직 철폐' 등 장수군에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이 안착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