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민주, 격랑 속으로… 친문 "사당화로 참패" 李 저격
2022.06.02 18:10
수정 : 2022.06.02 18:10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2연패'에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대선 패배 후 당 수습을 맡았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2일 전원 사퇴했다. 친문 그룹에서는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송영길 전 대표에게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당 수습을 주도할 인물과 쇄신 방향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가진 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일동은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며 "저희는 이번 지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를 들어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2974명의 후보들께도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비대위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임기를 수행키로 했지만 선거 패배로 조기 사퇴하게 됐다. 일단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헌당규에 따라 지도부 직무대행을 수행한다. 대선과 지선 평가, 전당대회 준비를 할 새로운 지도부는 의원총회 당무위원회, 필요 시 중앙위원회를 거쳐 구성될 예정이다.
비대위가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당 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보궐선거까지 참패하면서 지도부 공백 등 대형 위기를 맞닥뜨렸다. 선거 국면 '원팀'이라는 명목 하에 침묵을 지켜왔던 의원들까지 비판을 쏟아내면서 벌써부터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친문계에서는 대선 패배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안일한 태도가 문제였다며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윤영찬(초선·성남 중원) 의원 등 친문 그룹에서는 대선 패배에 대한 원인 분석과 반성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당이 위기가 누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태도로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며 "당이 그 짓을 계속했다. 그러니 국민 인내가 한계를 넘게됐다"고 분석했다.
홍영표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제 민주당은 당원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재창당의 각오로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의원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 가장 책임이 큰 분들"이라며 "더 이상 침묵은 죄악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평가하고 당을 다시 세우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에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해 당의 성찰과 쇄신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8월 하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하자는 '조기 전당대회설', 질서 있는 비대위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은 17개 광역시·도 단체장 중 5곳에서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국민의힘이 145명의 당선자를 낸 반면, 민주당 당선자는 63명에 그쳤다. 7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5 대 2로 국민의힘에 참패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