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왜? 투표율 81.5%서 37.7%로..민주당 탄핵? 586 심판?
2022.06.03 07:43
수정 : 2022.06.03 07:43기사원문
민주당과 광주 정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투표율이 3개월 전 치러진 대선(81.5%)의 절반도 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시민들이 대선 패배 이후에도 바뀌지 않은 민주당에 실망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투표율 37.7%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민주당이 그동안 미루고 뭉개며 쌓아둔 숙제도 민주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만큼 무거워졌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당선인은 높은 득표율에도 웃지 못했다. 그는 "(당시) 득표율 77.6%에도 환호하지 못한 건 낮은 투표율 때문"이라며 "또 한 번의 쓰라림으로 승리에 환호할 수도 만세를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은 2일 강 당선인과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송 위원장은 "광주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투표율의 의미 또한 저희들이 아프게, 매섭게 가슴에 새기겠다"며 "그만큼 광주시민들을 위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혁신하라는 말씀으로 알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도 낮은 투표율에 목소리를 냈다. 시민단체 '참여자치21'는 성명을 통해 "촛불 혁명을 통해 집권한 민주당은 시민 열망을 번번이 외면했다. 지난 5년 동안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며 "민주당 역시 기득권 일부가 돼 시민들의 삶을 보호·개선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노가 이번 선거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심판이 투표 포기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언젠가는 적극 투표를 통한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방선거 참패를 거울삼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갑게 식은 광주 민심의 원인으로 '586 용퇴' 주장으로 민주당 지도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점, 일당 독점을 견제해야 할 시민사회마저 선거에 진출하며 파열음이 커진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권자 이탈이 컸다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광주 지역 인사는 공천을 주도한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정치인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2년 후 총선에 대비해 '자기 사람 심기'에만 혈안이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전통적 텃밭인 호남(광주·전남·전북) 3곳의 광역단체장을 석권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에게 대거 자리를 내주면서 비상이 걸렸다. 3·9대선 때부터 '서진 정책'으로 호남 표심 공략을 이어온 국민의힘은 호남 3곳에서 광역비례의원을 배출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민주당은 전남 22개 시장·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15곳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목포 순천 광양 강진 진도 무안 영광 등 7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다. 전북에서도 14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주 임실 순창 등 3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