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동네일수록 붉은색..서울 '정치 지도' 부동산 민심이 뒤집었다

      2022.06.03 09:08   수정 : 2022.06.03 09: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하고 싹쓸이했던 서울의 정치지형이 완전히 뒤집혔다. 구청장 선거 결과와 구별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는 집값이 비쌀수록 국민의힘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1~4위에 이르는 부촌은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줬고, 더불어민주당이 수성에 성공한 자치구조차 득표율은 뚝 떨어지며 '부동산 정책 실패 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세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도봉구와 구로구 또한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지만 지난 4년 만에 집값이 2배가 되면서 국민의힘 구청장을 선택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8곳을 수성하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선 전통적으로 민주당 색채가 강한 지역인 강북권과 금천, 관악 등 외곽을 제외하곤 과반이 국민의힘 후보가 승기를 쥐었다. 4년 전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당선된 곳은 서초구 뿐이었다.

이런 결과는 구별 아파트 평당 가격 순위와도 맥을 함께 한다. 서울의 대표 부촌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특히 높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평당 가격이 가장 높은 곳(5월 기준) △강남구(8430만원) △서초구(7771만원) △송파구(6162만원) △용산구(6005만원) 순인데 국민의힘 구청장은 서초구(70.87%), 강남구(70.38%), 송파구(58.28%)을 높은 득표율로 석권했다. 또 한강변 고급 아파트가 밀집한 용산도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60.67%이었다.

도봉구(3271만원)와 구로구(3572만원)는 가격이 낮은 자치구이지만 지난 4년간 아파트값 상승률 1위(도봉구 102.3% 상승)와 3위(구로구 92.1% 상승)를 차지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었지만 이번 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을 배출했다.

민주당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8곳에서 수성하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에서 ㎡당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5위인 성동구를 제외하고는 7개 자치구 집값은 하위권(17~25위)에 속한다.

수성엔 성공했지만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득표율이 뚝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4년 전 선거에서 강북구청장 민주당 후보는 65%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고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49.74%를 얻으며 겨우 수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수성한 자치구 중 대부분이 이번 선거에서는 50% 대에 머물며 겨우 수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선거에서는 관악구를 제외하고 6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됐었다.

한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선에 성공하면서 민선 8기 출범 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모아주택 등 '오세훈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과반 구청장 확보에 이어 오 시장의 시정을 뒷받침해줄 시의회도 주도권이 12년 만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면서 부동산 정책의 원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시의회 전체 112석 중 76석을, 더불어민주당은 36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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