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5천 오를 때 서울 6억 ‘쑥’… ‘철옹성’도심에 ‘떡락’하는 외곽집값①

      2022.06.04 06:47   수정 : 2022.06.04 06:47기사원문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6.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주택 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존에 두드러졌던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를 넘어 수도권, 서울 내 지역 차까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며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12억7818만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5월(6억708만원) 대비 6억7110만원 올랐다. 반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2억4296만원으로 같은 기간 1억8704만원에서 5592만원 올랐다.
서울 집값이 지방 대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약 4억원 차이였던 가격 격차는 5년 만에 10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기타 지방이 아닌 5개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같은 기간 이들 지역 평균 아파트 가격은 2억6200만원에서 4억589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가 6억45000만원 넘게 오를 때, 지방 광역시는 약 1억5000만원 올랐다.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으로 지방 광역시 아파트 3채 혹은 기타 지방에서 5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서울 외곽과 경기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서울 강남권과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 일부만 가격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0.11%였다. 서초구(0.52%)·용산구(0.36%)·강남구(0.32%) 등 일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해 젊은층 집중 매수에 집값이 급등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0.40% 안팎의 변동률로 내림세였다.

경기도와 인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올해 누적 변동률은 -0.43%로, 지난해 교통 호재를 타고 올랐던 시흥(-2.04%)·의왕(-0.86%)·화성(-2.13%)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인천도 송도국제도시가 속한 연수구(-0.98%)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1년 남짓한 기간 각 지역별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분위기 차이가 확연하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면적 240㎡은 약 1년 만에 32억5000만원 오른 110억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방배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34㎡는 지난해 6월 대비 3억5000만원 오른 31억원에 손바뀜됐다. 1년 만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오른 것이다.

반면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 3단지 전용 66㎡는 지난해 11월 8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7억2000만원에 반년 만에 1억7500만원이 떨어졌다. 경기 의왕시 인덕원삼호 전용 84㎡는 지난해 10월엔 12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9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이 빠졌다. 올해 들어 억대 하락 사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년간 다주택자 세금 부담이 강화되면서 보유 가치가 높은 '똘똘한 한 채'로 옮겨타는 현상이 늘었고, 이에 특정 지역 선호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와 잇단 금리 인상으로 구매 여력이 줄고, 고점 피로감의 영향까지 겹치며 중·저가 아파트를 받치는 수요가 줄었다는 점도 부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 주택 정책이 1주택자에 유리하게 갖춰진 만큼 지방과 서울, 수도권 도심과 외곽 중 보유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방의 경우에도 인프라 개선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도권과 격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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