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억 보험금 노리고 가족 방화 살해… 범행 형에게 덮어씌워

      2022.06.05 18:20   수정 : 2022.06.05 18:20기사원문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아니다. 돈은 피보다 진한 모양이다. 돈에 눈이 멀어 인륜을 저버린 인면수심의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형을 살해하기 위해 3차례나 범행을 시도한 인간 이하의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결국 부모와 형제를 살해했다.
보험금과 재산 등 56억원에 달하는 돈이 문제였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A씨는 방화로 가족을 죽이고 범행을 형에게 덮어씌우려했다. 그러나 완전 범죄는 없다는 걸 증명하듯 A씨는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5일 광주고법에 따르면 지난 2013년 A씨는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가족 3명의 생명을 빼앗은 것은 반인륜적인 범죄인데다 치밀한 계획, 잔인한 수법, 범행 후 증거 인멸 등 범행이 중하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지난 2013년 1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A씨(당시 24세)는 다급한 목소리로 119에 구조 요청 전화를 했다. 콩나물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51세)와 어머니(54세), 형(26세)이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본인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소방대원이 집으로 들어서자 둘째 아들 A씨는 거실 바닥에 누워 떨고 있었다. 작은 방 서랍 옷장 위에서는 아직 타고 있는 연탄 화덕이 발견됐다. A씨의 부모님은 이불을 덮고는 침대와 바닥에 각각 누워 숨져 있었다.

형은 큰 방에서 발견됐다. 엎드린 채 머리는 창문 쪽을 향하고 있었다. 옆에는 작은 방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화덕이 있었다. 주방에는 마시다 만 우유가 든 컵, 정체불명 흰색 가루가 든 약통이 보였다.

작은 방에 있던 것보다 큰 방에 있던 화덕 연탄은 검은 부분이 훨씬 많이 남아 있었다. 불도 더 뜨겁게 타고 있었다. 일가족 자살이 의심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수상한 점이 있었다. 사건 전에 큰 아들을 제외한 가족 3명이 가스에 질식돼 병원 치료를 받은 기록이 나왔다. 또한 아버지는 운영하는 콩나물 공장은 운영이 잘 돼 재산이 30억원 규모에 달했다. 형이 운영하는 음식점도 장사가 잘 되는 상황이었다. 일가족이 자살할 이유가 없었다.

A씨는 경찰 수사 중 형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형이 불러서 맥주를 한 잔하고 새벽에 들어와 우유를 따라줘 마셨는데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형 소유 차량 뒷좌석에서 연탄과 번개탄이 발견됐다.

하지만 형은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이 있었다. 자살할 이유가 석연치 않았다.

경찰은 A씨에게 장례식을 마치고 차량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그 때 A씨가 범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장례식을 치르며 정신이 없는 와중에 차량을 세차한 지 얼마 안 돼 보였기 때문이다. 증거인멸을 확인한 순간이다.

또한 차량 내 비치된 슬리퍼 바닥에서 연탄가루가 발견됐고 싱크대 위에 놓여있던 우유팩에서 형이 아닌 A씨의 지문이 발견됐다. 결국 긴급체포된 A씨는 경찰에게 범행 전모를 털어놨다.

결국 범행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A씨의 가족 사망 보험금만 25억8000만원에 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보험이 각각 11개, 형이 10개로 총 32개나 됐다. 사망 보험금은 아버지 7억6000만원, 어머니 13억9000만원, 형 4억3000만원이었다.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가 300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족의 재산은 3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층 콩나물 공장(대지면적 1413㎡)의 시가가 10여억원, 공장 인근 논·밭(3240㎡)도 시가 10억여원, 금융자산도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A씨는 범행이 밝혀지면서 56억원대의 보험금 및 재산을 상속할 권한이 상실돼 한푼도 수령하지 못하게 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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