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인 철강·시멘트·車… 포스코 하루 물동량 40% 출하 지연
2022.06.07 18:19
수정 : 2022.06.07 18:19기사원문
산업계는 전국 항만과 주요 산업 거점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까지 마비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기업들이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차질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철강·시멘트 출하지연 사태
7일 산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이날 전국 곳곳에서 출정식과 운송거부에 돌입하면서 연쇄적인 물류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t 가운데 2만t의 출하가 지연됐다. 현대제철은 이번 파업으로 향후 하루 평균 4만t가량 출고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도 파업출정식 때문에 컨테이너 이동에 일부 차질이 생겼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제품운송에 일정부분 지연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선박이나 철도 전환 출하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일부 긴급재는 사전출하 및 운송사와 별도협의를 통해 고객사 수급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타이어업계도 물류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설명하고 정부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충북 단양(한일시멘트·성신양회)과 제천(아세아시멘트), 강원 영월(한일현대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 공장은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레미콘 업계도 여파에 휘말렸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재고량이 2~3일 분량밖에 없다"며 "레미콘 제조가 되지 않을 경우 건설현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소주 제품의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주 공급도 대란 조짐이 보인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선제적으로 소주 출하량을 조정한 상태다.
완성차업계도 부품 물류, 탁송에 차질이 우려된다. 일부 업체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예고되자 사전에 최대한 물량을 탁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관련 현재 차량 생산과 생산차 탁송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파업 장기화 시 고객 출고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장기화 시 수출 막대한 피해
경제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상하이 봉쇄조치 등으로 글로벌 수송난 및 물류적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화물연대의 파업은 우리 기업들에 수출차질 부담까지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수출물품의 운송차질은 납기지연 등 해외 바이어들에 대한 계약위반의 원인이 돼 일차적인 손해배상 외에 기업들의 대외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발생시켜 기업들의 피해는 산술적으로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어려운 가운데도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는 등 국내 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며 "이 와중에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집단 운송거부는 기업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강재웅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