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드론으로 러시아군 찾아낸 15세 소년…"우크라 영웅"
2022.06.08 11:58
수정 : 2022.06.08 11:58기사원문
지난해 드론 사서 매일 비행…지역 유일 조종자
전쟁 후 러 군차량 위치 찾아…우크라군에 공유
지금은 폴란드서 학교 다녀…엄마와 함께 피란
[서울=뉴시스]김수진 인턴 기자 = 우크라이나 15세 소년이 장난감 드론으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해 우크라이나 군대에 도움을 줬다.
7일(현지시간) 캐나다 글로벌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거주하던 소년 안드리 포크라사(15)는 러시아 침공 이후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군 위치를 식별하는 공을 세웠다.
포크라사는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드론을 샀고, 곧 빠져들어 거의 매일 드론을 조종했다.
그러던 중 전쟁이 발발했고, 우크라이나 민방위군은 호송대의 위치정보시스템(GPS) 좌표가 필요하다며 포크라사를 찾아왔다.
포크라사는 한밤중 들판으로 드론을 날려 진군하던 러시아 호송대 사진과 위치 정보를 얻었다.
포크라사 아버지는 소셜미디어(SNS) 앱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방어 부대에 세부 정보를 넘겼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키이우 서쪽에서 약 40㎞ 떨어진 베레지브카 인근에서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무인정찰부대 지휘관 유리 카자노브는 글로벌 뉴스와 인터뷰에서 "포크라사는 진정한 영웅이자 우크라이나의 영웅"이라며 "그 지역에서 드론 경험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포크라사는 "트럭 한 대가 오랫동안 불을 켜고 있었기 때문에 찾을 수 있었다"며 "지토미르 도로에서 움직이는 가장 큰 물체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군대에 (러시아군) 좌표와 사진을 줬고, 이후 군대는 그 위치를 표적으로 삼았다"며 "포격 위치를 더욱 구체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포크라사는 당시 경험이 아주 무서웠지만, 고향이 공격당하는 것을 막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군은 포크라사에게 장거리 무인 항공기를 제공했고, 포크라사는 계속해서 러시아 군대 움직임을 탐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카자노브 지휘관은 포크라사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영토 방어 부대가 포크라사와 가족을 최대한 보호했다고 말했다.
포크라사는 어머니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로 피란했고, 9학년 과정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무인 항공기는 키이우 인근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필수적이었고, 동부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타라스 트로이악 우크라이나 드론 소유자 연합 대표는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을 도울 수 있는 드론과 조종자들이 없었다면, 키이우는 이미 러시아군이 점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이악은 전쟁 이후 민간 무인 항공기 운영자가 키이우 인근에서 러시아군을 찾아 군에 알릴 수 있도록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상태다.
트로이악은 이후 민간인 약 1000명이 동참했으며, 유럽과 북미 지지자들이 보낸 드론이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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