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배럴당 140달러 간다" 글로벌 경기침체 경고음
2022.06.08 18:11
수정 : 2022.06.08 18:11기사원문
7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 대비 2.34달러(1.98%) 뛴 배럴당 120.57달러로 1주일 만에 다시 120달러대에 진입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0달러(0.77%) 오른 119.41달러로 120달러에 조금 못 미쳤다.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면서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유럽연합(EU)이 올해 안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 감축하기로 합의하면서 공급충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곳곳에서 올해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노트에서 유가가 올여름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오는 7~9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배럴당 140달러를 보일 것이라며 당초의 전망치였던 125달러에서 상향 조정했다. 또 올해 하반기와 내년 전반기 예상되는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35달러로 점쳤다.
골드만삭스는 원유뿐만 아니라 휘발유 가격도 여름에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의 유가부담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현재 낮은 수준인 글로벌 원유 재고량을 늘리고 정제시설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가가 더 상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상품중개업체 중 한 곳으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트라피구라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경제성장 둔화를 경고했다. 제러미 위어 트라피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년간 저투자를 겪어온 석유시장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치명적' 상황에 직면했다며 앞으로 6개월간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어 CEO는 러시아의 산유량이 이미 하루 130만배럴 줄어든 데다 EU가 올해 말부터 러시아산 수입량을 대폭 감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석유공급 추가 감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계속 오르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CNN과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트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세계 경기침체 발생을 예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1970년 이후 유가가 두배 이상 상승하면 12~18개월 내 침체가 발생해왔다며 지난해 여름 평균 유가였던 배럴당 70달러의 두배인 140달러까지 오를 경우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WTI 가격은 올해만 약 62% 상승한 상태다.
뉴욕 월가의 전략가들은 미국의 석유 생산지역이 허리케인 발생 시기에 본격 접어들고, 여름철 자동차여행 수요 증가로 유가가 앞으로 수개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