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선제대응 강조...원달러환율 상승, 추가 인플레 압력"
2022.06.09 12:00
수정 : 2022.06.09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록 물가가 조기에 안정화된다는 분석 결과를 밝혔다. 또 원달러 환율의 장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강조했다.
9일 한국은행이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에 따르면 최근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2020년 제로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2022년 1·4분기 현재 0.06 정도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환율의 물가전가율이란 원달러 환율 또는 명목실효환율이 1% 변동할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의미한다. 앞서 환율의 물가전가율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최근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위기 회복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병목과 전반적인 물가오름세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가격 전가 유인이 2010년대 중후반의 저물가 시기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주요 품목별로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 환율효과가 두드러졌다.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 주요 품목에 대한 결제가 대부분 달러화로 이루어지는 영향이다.
환율의 물가상승 기여도 역시 올해 1·4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약 9% 정도(0.34%p)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환율 상승기에는 환율 요인 외에도 공급 및 수요 요인이 모두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상승기와 달리 수요와 공급 요인 모두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은은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에 적극 대응할수록 물가는 균형(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수렴한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이 경우 경기는 단기시계에서 여타 시나리오에 비해 둔화압력이 일부 증대됐지만 중장기 시계에서는 물가가 조기에 안정됐다는 것이다. 또 경제주체들의 실질구매력 약화가 완화되고 정책금리 인상 필요폭이 축소되면서 경기둔화 압력이 빠르게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970년대 고인플레이션 시기의 주요국 정책운용 성과 및 우리 경제를 반영한 모형분석 결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상승압력이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도모해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기적 시계에서의 거시경제 안정화 도모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