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제주대가 '초록바람'을 일으키는 방법

      2022.06.10 06:28   수정 : 2022.06.10 09: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생각보다 학교 곳곳에 있어서 설치 장소가 좀 더 늘어나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은지 제주대학교 재학생
무인반납기 화면을 몇번 두드리자 반납구가 열린다. 텅빈 재활용 컵을 이곳에 넣자 반납구가 닫힌다. 약 10초 뒤 반납기는 1000원짜리 지폐를 뱉어낸다.



제주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친환경 컵을 다루는 풍경이다. 이는 다회용 컵으로, 반납된 컵은 SK그룹의 사회적기업 '행복커넥트' 측이 회수한 후 세척장으로 전달, 까다로운 세척·검수 작업을 거쳐 다시 시장에 제공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통신 등 당사 기술력을 접목했다. 효율성과 상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제주대와 손을 잡고 전국 대학 중에선 처음으로 이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 사업을 도입했다. 친환경 바람이 외부 시장을 비롯해 대학 등 교육 현장에서도 적극 확대됐으면 하는 목표에서다.

■산·학 친환경 동맹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제주대와 협력해 지난 4월 제주대 아라캠퍼스에 '해피해빗' 다회용컵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학캠퍼스 첫 적용 사례며, 현재는 캠퍼스 내 무인반납기 2대가 위치해 있다. 향후 SK텔레콤과 제주대는 시범도입 결과에 따라 무인반납기 추가 설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해피해빗은 커피전문점 등에 다회용 컵을 제공, 일회용 컵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사용된 컵은 매장 또는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무인 반납기를 통해 회수해 위생적으로 세척한 후 재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주대 학생들은 해피해빗이 도입된 후 2개월 간 4500개 다회용컵을 사용, 약 70% 반납율을 보이고 있다. 학생회관 매점에선 모든 음료가 해피해빗 다회용컵으로 제공된다.

황우화 제주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계속 적극적으로 동참해주는 걸 옆에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대 측 친환경 전환 철학이 담겨 있기도 하다.

김동전 제주대 부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대학에서도 기후변화, 탄소배출과 같은 환경오염 문제를 제기하는 추세다"며 "제주대도 사회적 리더·일원으로써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감소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런 차원에서 적극 동참하게 됐다"고 SK텔레콤과 협력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학생들도 사회구성원으로서 환경 지켜나가는 데 동참의식을 갖게 되면 좀 더 주인의식, 참여의식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SKT ICT 기술서부터
이 같은 해피해빗 다회용컵 프로젝트는 SK텔레콤 기술력이 접목됐다.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친환경과 상생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프로젝트 확대도 추진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친환경 실천 플랫폼 해피해빗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 중이다. 앱을 통해 다회용컵 반납 실적을 관리, 실적에 따른 혜택과 이벤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와 서울 등지에서 다회용컵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 현황, 무인반납기 위치 등도 확인 가능하다.

무인반납기에는 SK텔레콤 비전 AI(Vision AI) 기술이 적용됐다. 지정된 컵 이미지 지속 학습을 통해 다회용컵 반납 적격 여부를 판별한다. 무인 보증금 환불 시스템 또한 지원한다.

회수된 다회용컵은 전용세척장 및 SK텔레콤 전문 세척 파트너를 통해 세척 과정을 거친다. 다회용컵 이용 매장들은 소정의 사용료를 부담,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세척 인력 등 지역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쓰인다.

SK텔레콤은 향후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무인반납기 설치 위치를 선정, 지자체·기업 등과 협업해 다회용컵 보급 인프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제주 내 스타벅스 전 매장, 다른 카페 매장 등 28곳에 설치돼 있다.


행복커넥트 고민희 매니저는 "환경 문제 극복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고, 추가 혁신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제주대와 협력이 전국에 더 많은 대학에서 1회용컵 줄이기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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