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밸디 범인이 총기난사 전 한 말은 '잘자요'"…생존자, 충격 증언
2022.06.09 16:07
수정 : 2022.06.09 16:17기사원문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범인이 '잘자요(good night)'라고 말한 뒤 선생님에게 총을 쐈습니다"
텍사스 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총격 사건의 생존자인 미아 세릴로는 청문회에서 끔찍한 악몽과도 같았던 그날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했다.
그는 사건 당시 4학년 학급에서 선생님이 보여주던 영화를 시청하던 중이었다. 그의 담임 선생님은 총격범이 학교에 침입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문을 잠그고 학생들에게 그들의 가방 뒤로 숨으라고 지시했다.
세릴로가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는 동안 범인은 옆 교실에서 이미 범행을 마친 상태였다. 범인이 세릴로의 학급 문을 열고 들어와 총을 쏘기 시작하자 그는 죽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친구의 피를 자신에게 발랐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청문회에서 세릴로의 용기있는 증언을 듣고 있던 미 하원의원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헀다.
CBS 뉴스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원에서는 총기 규제 논의를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세릴로를 포함해 유밸디 총격 사건과 뉴욕주 버팔로 총격사건 피해자의 가족들과 피해자들을 치료한 의사등이 증언을 위해 참석했다.
유벨디 사건에서 딸 렉시를 잃은 킴벌리 루비오는 "여러분들이 내 딸을 단지 사망자 수로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렉시는 똑똑하고 동점심이 많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버팔로 총격 사건에서 부상한 자이르 굿맨의 아버지 에버하트는 의원들에게 향후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을 막기 위해 총기 규제를 통과시켜줄 것을 간청했다.
그는 "내 아들은 총격 사건에서 목 오른쪽과 등, 왼쪽 다리에 총알을 맞았다"며 "아들의 상처를 닦을 때마다 탄환 조각이 느껴져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자식중 한명이 내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해봐라"라며 "더 엄격한 총기규제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밸디에서 총격사건 피해자들을 치료한 소아과 의사 로이 게레로는 "부모들이 병실 밖에서 절망에 빠진채 아이들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처음 만난 총격 피해자는 세릴로였다. 게레로는 "세릴로는 충격에 빠져 온몸을 떨고 있었다"며 "당시 그는 온몸이 피로 범벅이 됐고 파편에 어깨를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총격으로 사망한 두명의 시신을 생생히 묘사했다. 게레로는 "사망한 두 아이는 총에 맞아 목이 잘렸다"며 "당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핏자국이 묻은 옷 뿐이었다"고 말해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우리의 아이들을 총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하는 일이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해야할 일"이라며 "의사로서 저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미 하원 의원 캐롤린 말로니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에서 저의 목표는 간단하다"며 "총격 사건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에 집중해 주고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에게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놀라운 용기를 보여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상식적인 법을 통과시킬 용기를 내자"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버팔로와 유밸디에서 연속으로 발생한 직후 미 의회에서 민주당원들은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이 현재 장악한 하원은 목격자들의 증언 이후 반자동 소총 구입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고 탄창의 크기를 제한하고 일명 '유령총'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령총'은 완제품 총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총기로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렵다.
그러나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10명의 공화당원 지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