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프랑스 잠수함업체에 7500억원 위약금 지급 합의

      2022.06.12 04:51   수정 : 2022.06.12 04: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주가 핵잠수함 도입으로 방향을 틀면서 왕따시킨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에 대규모 위약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그룹에 8억3000만호주달러(약 7500억원)를 지급하는 대신 기존 잠수함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호주는 이미 그동안 이 어택급 잠수함 건조 프로그램에 34억호주달러를 투입했지만 잠수함을 단 한 대도 인도받지 못한 채 계획을 접게 됐다.



호주는 호주·영국·미국 3각 동맹체제인 이른바 오커스(AUKUS)를 통해 재래식 디젤잠수함이 아닌 핵잠수함을 건조하기로 방향을 틀고 프랑스에 냈던 잠수함 주문을 취소해 프랑스를 분노하게 만든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새로 정부를 꾸린 앤터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전임 스콧 모리슨 총리가 추진했던 이 잠수함 계약을 '완전한 낭비'라고 비판했다.


호주는 당초 프랑스에서 잠수함 12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900억호주달러짜리 대형 무기도입 사업이었다.

그러나 호주가 미국, 영국과 오커스 동맹체제를 출범시키면서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기로 한 뒤 계약을 파기했다. 오커스가 출범한 지난해 9월 뒤통수를 맞은 프랑스는 호주는 물론이고 미국과 영국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고, 이들과 프랑스간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당시 오커스에 서명한 모리슨 호주 총리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호주가 프랑스를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했던 나발은 프랑스 국영 조선사다.

프랑스는 호주의 변심으로 방산 부문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호주 잠수함 사업이 대표적인 방산 사업이었던 탓에 국제 무기시장에서 체면도 많이 깎였다.

지난달 집권한 알바니즈 총리는 핵심 동맹국인 프랑스와 급격한 관계개선에 착수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알바니즈는 프랑스가 인도태평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양국의 공동 원칙과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권 노동당 역시 오커스와 핵잠수함 도입에 찬성해왔지만 모리스 전총리의 서툰 대응을 비판해왔다.

알바니즈는 이날 "전임 정부는 호주 연방 역사상 가장 쓸모없는 정부"로 기억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호주는 중국이 남태평양 군사진출을 강화하면서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


핵잠수함으로 방향을 튼 것 역시 핵잠수함을 비롯한 중국의 원양해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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