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란' 신상훈, 꼴치로 컷통과해 생애 첫승..KPGA선수권대회 우승
2022.06.12 15:41
수정 : 2022.06.12 16:49기사원문
'투어 3년차' 신상훈(24·PXG)이 32번째 대회 출전만에 감격의 생애 첫승을 거뒀다. 12일 경남 양산 에이원CC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에서다.
신상훈은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신상훈은 2017년 대회 우승자 황중곤(30·우리금융그룹)의 추격을 2타 차이로 뿌리치고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올 시즌 7개 대회 중에서 네번째 생애 첫 우승자다.
2020년 이 대회서 김성현(24·신한금융그룹)이 월요 예선을 거쳐 우승한 적은 있으나 맨 꼴찌로 컷을 통과해 우승한 것은 이 대회는 물론 투어를 통틀어 신상훈이 처음이다. 신상훈은 3, 4라운드서 무려 16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이 대회는 KPGA코리안투어서 최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우승자에게는 투어 최고 상금액인 3억원과 5년간 투어 시드, 본인이 원할 경우 이 대회 영구 참가 자격, 그리고 내년 PGA투어 CJ컵 출전권 등 엄청난 특전이 주어진다.
2017년과 2018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신상훈은 2019년 당시 KPGA 2부투어인 챌린지투어서 2승을 거둬 이듬해 KPGA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인 2020년 상금 순위 39위로 시드를 유지한 신상훈은 작년에 상금 순위 12위에 오르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업그레이드됐다. 역대 최고 성적은 작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2위다.
선두 황중곤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신상훈은 시작과 동시에 1번홀(파4)부터 4번홀(파3)까지 4개홀 연속 버디로 3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2번홀(파3)까지 8개홀 연속 파행진을 거듭하던 신상훈은 13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 3타차 여유있는 리드를 지키는 듯했다.
하지만 황중곤이 14번홀(파4)에서 칩인 이글을 잡아 1타차로 쫓겼다. 그러자 신상훈은 같은 홀에서 2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2타차 간격을 유지했다. 이후 경기는 신상훈과 황중곤의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치달았다. 가장 어렵다는 15번홀(파4)에서 신상훈이 11m 버디를 잡자 황중곤이 8m 버디로 응수했다.
승부처가 된 16번홀(파4)에서는 둘 다 나란히 보기를 범했다. 그리고 신상훈은 17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간 것. 하지만 두번째 샷을 홀 2m 지점에 떨궈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를 마친 신상훈은 "얼떨떨해서 말이 안나온다"면서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잘 풀리지 않아도 기분 상하지 말고 경기에 임하자고 마음 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음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확정지은 김성현(24·신한금융그룹)과 절친인 신상훈은 "(김)성현이의 성공이 동기부여가 됐다. 올해 콘페리투어에 도전할 계획이다. 롤 모델인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선수가 되도록 비거리와 정확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황중곤이 2위(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대회를 마친 가운데 '루키' 배용준(22·CJ온스타일)이 2타를 줄여 3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에 입상했다. 시즌 3승에 도전했던 김비오(32·호반건설)는 2016년 대회 우승자 김준성(31·무궁화신탁)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