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서 잠 못 잔다" 성룡도 분노했다...여성 집단 구타 사건에 中 '발칵'

      2022.06.13 04:59   수정 : 2022.06.13 04: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식당에서 20대 여성 손님 4명이 남성 7명으로부터 잔혹하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폭행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 누리꾼들은 무고한 여성이 한 무리의 남성들로부터 무자비하게 폭행 당하는데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이에 중화권 스타들도 분노를 드러냈다. 배우 성룡은 웨이보를 통해 "영상을 보고 너무 속상해서 잠을 못잤다"며 "주변에 있던 남성들은 모두 가만히 있고 여성들만 일어나 서로 부축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남성은 여성을 폭행해서는 안 되고 한 무리가 개인을 구타해서도 안 된다"고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소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새벽 2시 40분께 허베이성 탕산시 루베이구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천모씨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여성에게 접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식당 CCTV를 보면 천씨는 여성 4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그중 한 명에게 말을 건다. 이어 천씨가 이 여성의 등에 손을 얹자 여성은 그를 밀어낸다. 천씨가 여성의 얼굴을 만지려 하자 여성은 그를 뿌리치며 몸을 반대쪽으로 기울인다. 그 순간 천씨는 여성의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두른다. 이 여성과 다른 여성 1명 또한 천씨의 머리에 병을 던지며 반격한다. 다른 여성들이 싸움을 말리려 자리에서 일어서자, 식당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성의 일행들은 식당으로 들어와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다. 이어 이들은 여성들을 식당 밖으로 끌고 나가서도 발로 사정없이 차며 폭행을 이어간다.

천씨 일당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도망쳤다. 여성들 중 2명은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CCTV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여성 집단 구타 사건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종일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중국 누리꾼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2022년도에 벌어질 수 있느냐" "이것은 폭력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젠더에 관한 일이다" "이 영상을 본 여성들은 모두 겁에 질릴 것이다" 등의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탕산시 당위위원회와 정법위원회가 엄중 처벌을 약속했다. 신속한 대응에 나선 당국은 사건 당일 밤 폭행을 행사한 남성 7명과 사건에 연루된 여성 2명을 빠르게 체포했다. 관심이 쏠리는 사건인 만큼 상급기관인 이성 랑팡시 공안국이 사건을 맡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본질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의 권리나 성 평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공안전에 관한 것"이라면서 "가해자들은 법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와 도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깨뜨렸다. 신속하고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미디어 분석가인 캐리 앨런은 영국 BBC에 "중국에서 여성 폭행은 끔찍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최근 성폭력에 대한 인식과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화권 스타들도 비판행렬에 가세했다.

배우 성룡은 웨이보를 통해 "영상을 보고 너무 속상해서 잠을 못잤다"며 "주변에 있던 남성들은 모두 가만히 있고 여성들만 일어나 서로 부축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남성은 여성을 폭행해서는 안 되고 한 무리가 개인을 구타해서도 안 된다"고 주위 남성들의 대처를 비판했다.

대만 출신인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슈화도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사랑하는 여성분들, 여러분들의 두려움과 억울함에 제가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어 죄송하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슈화는 "이러한 죄는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며 "난 이렇게 불량한 사람들의 존재에 화가 난다. 그들이 숨 쉬는 것도 싫다.
법무부는 두 눈을 크게 떠라. 저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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