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게 '수박'은?..이원욱 "내가 수박되겠다"에 김남국 "시비 거냐"

      2022.06.13 07:52   수정 : 2022.06.13 07: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박'을 놓고 친이재명계(친명)와 비이재명계(비명)간 적나라한 계파 갈등이 또다시 드러났다. 수박은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이 '겉은 푸르면서 속은 빨갛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특히 '수박' 같은 단어를 쓰시는 분들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비명 정세균계(SK) 3선 중진인 이원욱 의원과 이재명 의원 측근 의원 모임인 '7인회' 소속이자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주말 내내 페이스북 설전을 벌였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신다"라며 2장의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었다. 앞서 이원욱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후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거론하자 쏟아진 강성 지지층의 비난을 받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욱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후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언급했다가 극성 지지자들이 자신을 '수박'이라고 지칭하자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며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초선 김남국 의원이 응수에 나섰다.
김남국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서 이원욱 의원 글을 겨냥해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주장을 했다. 그는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저희 국회의원들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이라며 "그런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조롱하는 글로 저희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글은 국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다. 더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고 들어야 할 때에 도리어 맞서서 싸우는 모습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원욱 의원은 재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박도 맛있다고 올릴 수 없는 수박이라고 조롱하는 분들에게 먼저 글 올리심이 낫지 않느냐"며 "저는 국민과 당원 앞에서 늘 겸손했다. 그러나 겸손보다는 단절해야 할 분들이 있다는 것, 민주당 의원들 대개는 알고 있다. 말을 못할 뿐"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재명 의원이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부탁해도 여전하다. 정치훌리건들을 등에 업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당원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걸 희석해 책임을 덜려는 태도는 비겁하다. 저는 당원도, 지지자도 팬덤도 조롱하지 않았다. 명백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정치훌리건의 행태는 중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가 정치훌리건의 편을 드는가, 현재 이 시점에서 의원들을 돌아보면 이른바 '친명 의원'이다. 이것마저 부정하실 건가"라며 "그리고 처럼회 왜 해산안하는가. 해산을 권유한다. 계파청산이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수박'이란 단어를 못 쓰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당의 주요한 인사들과 주요 당직자, 특히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계신 분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각별한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들을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어렵다. (저는) 야당 원내대표 할 때도 쓸 데 없는 발언하는 의원들에 대해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조심들 하셔야 될 것"이라고 '수박 금지령'을 내렸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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