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서 "고객 자산 6조원 불려줬다"던 부동산전문가..알고보니 중개보조원
2022.06.13 08:53
수정 : 2022.06.13 16:57기사원문
1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청은 여러 방송에서 스스로를 공인중개사로 소개한 A씨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수사 의뢰했다.
A씨는 KBS '자본주의 학교'와 '옥탑방의 문제아들', SBS '집사부일체', MBC '라디오 스타'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A씨에게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28년간 한 '유명 연예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맡은 전문가', '한국 1% 자산가들의 부동산 재테크 파트너 1순위'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으며 포털에 검색해도 부동선연구원그룹 원장, 부동산연구센터 원장 등으로 표시됐다.
그는 방송에서 고객 자산을 6조원 가량 불렸다고 밝힌 뒤 서장훈, 소지섭, 이시영, 이종석, 한효주 등의 빌딩 구매를 도왔다고 홍보했다으며 몇년 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A씨는 스스로 건물만 7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가 500억원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에는 집과 땅을 빼고 4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한 방송에서 '공인중개사 10기'라고 소개한 A씨는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중개보조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협회가 회원의 민원을 받아 조사한 결과 A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B부동산연구원그룹 부동산중개법인의 중개보조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또 공인중개사로 부동산 중개업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자는 중개 행위도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공인중개사법 벌칙 조항에 따라 형사 처벌 대상이 되며 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이 사안은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민원이 들어오면서 조사·처분 권한이 있는 강남구로 이첩됐다. 강남구 측은 "수사 결과를 보고 해당 방송국에 안내 요청 등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