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물가 상승, 속출하는 시민 피해
2022.06.13 17:09
수정 : 2022.06.13 17:09기사원문
이 같은 물가 급등은 곳곳에서 피해자를 양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식료품이나 기름값, 은행 이자의 가파른 상승으로 소상공인·서민의 고통과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상품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7.6%가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를 지나고 있었던 지난 2008년 8월 8.4%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상품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등의 물가를 기반으로 산출한다. 따라서 상품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게 되면 상품을 재가공해 서비스로 판매해야 하는 식당 등의 자영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 이어 생존을 위해 가격도 인상하게 된다.
실제 최근 별세한 방송인 고(故)의 단골집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한 국밥집의 경우 지난 10년 넘게 국밥을 2000원에 팔아 '이천원 국밥집'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급등하는 물가에 버티지 못하고 최근 500원 인상을 결정했다. 식당을 이용하던 저소득 고령자들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식당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자영업자들이 상품 가격 상승에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 가격 인상에 나서자 서비스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의미하는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6.7%가 올라 지난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청년들의 경우 이성을 만나는 돈이 무서워 연애를 못하겠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직장인들의 경우 서비스상품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 중인 금리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75bp(1bp=0.01%p)나 끌어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의 이자에 상승압력을 주며 대출 이자를 상승시키고 있다.
국내 대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이모씨(41)는 "처음에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당시 이자가 2%대로 기억하는데 올 들어 4%대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5%대로 높아졌다"며 "올라야 할 월급은 안 오르고 대출금리만 오르고 있어 생활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크게 오른 유가는 택배나 소형 화물자 등을 운전하는 노동자의 수입을 악화시키고 있다. 충남 지역에서 택배일을 하는 김모씨(46)는 "택배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비슷한데 물가와 유가가 오르면서 지출이 느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