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상처 회복도 전에 '호우'의 공포
2022.06.13 15:38
수정 : 2022.06.13 15:4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제로코로나(확진자 0명) 봉쇄의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에 호우의 공포가 중국을 덮치고 있다. 호우는 재산과 인명 피해를 동시에 앗아간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못지않은 충격 요소로 꼽힌다. 중국은 작년에도 6000만명에 달하는 이재민과 44조원에 달하는 호우 피해를 입었다.
13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 기상국은 전날부터 14일까지 양쯔강 하류 이남지역인 장쑤성·안후이성 남부와 저장성 북부지역, 광둥성·광시좡족자치구·하이난성 등 화난공업지역에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후난성 남부, 장시성 중남부, 윈난성 동부, 구이저우성, 지린성 동부, 랴오닝성 서부 등도 호우의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예측했다.
호우는 일부 지역의 경우 누적 강수량 100~180㎜ 가량으로 예상됐으며 국지적으론 250~350㎜에 이르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기상국은 관측했다.
기상국은 전날 오전 9시부터 4단계 비상대응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산사태, 제방붕괴 등 2차 재해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부 지역은 벼락과 돌풍, 우박 등도 동반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대는 “호우가 내리는 기간 동안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이미 여름철 호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월 들어 광시성, 후난성 등에 하루 최대 600㎜에 가까운 호우가 쏟아져 주택과 상가는 물에 잠기고 농경지·도로는 유실됐다. 이로 인해 18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40억 위안(약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중앙·지방정부가 이달 1일 상하이 전면 봉쇄 해제를 즈음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 소비활성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며 경기부양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우는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봉쇄가 절정에 달한 4~5월 충격으로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상황이다. 호우는 6월 이후 경제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 5.5% 안팎도 장담할 수 없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연일 경기하방 압력 대응을 주문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제로코로나와 경제의 균형 추구를 지시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사상 최악 수준의 호우를 겪으면서 사망·실종자 590명, 이재만 5890만명, 2406억 위안(약 44조원)의 직접 재산 피해를 봤다. 2020년엔 사망·실종자 278명, 이재민 7373만명, 재산피해 2198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