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듣고 '오감 만족'… 미술관, 비대면 시대의 갈증을 풀다
2022.06.13 18:00
수정 : 2022.06.13 18:50기사원문
■국립현대미술관,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展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9월 12일까지 '워치 앤 칠(Watch and Chill)'의 두번째 전시 '감각의 공간'을 진행한다.
이지회 학예연구사는 "코로나19를 고민하며 시작된 프로젝트로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술 한류를 전파하고 온라인·오프라인을 합친 전시"라며 "1차는 동아시아, 이번에 열리는 2차 공연은 유럽(스웨덴 국립건축디자인미술관)과 중동(아랍에미리트 샤르자재단) 지역 미술기관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20여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디지털 스크린의 평면성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가 총 4부로 구성됐다. △보는 촉각 △조정된 투영 △트랜스X움직임 △내 영혼의 비트 등이 이번 전시의 4가지 주제다.
1부 '보는 촉각'의 경우 제목 그대로 2개 이상의 감각을 통합해 제공한다. 미디어아트 작품을 감상하면서 동시에 헤드폰을 통해 소리를 듣고, 화면에 펼쳐진 조형물과 형태를 통해 머리속에서 촉각이 자극된다. 유럽 출신 작가 애니 왕과 쇠데르스트룀의 작품은 나무 그루터기에 초록색의 작은 원형 돌기가 무수히 돋아나는 작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소리와 촉각이 느껴지는 듯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온라인 앱을 통해서는 전세계에 일주일에 1작품씩 순차적으로 공개된다"며 "미술관을 직접 찾아오시면 모든 작품을 한번에 다 감상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북서울미술관 '조각충동'展
서울 노원구 북서울미술관은 오는 8월 15일까지 우리시대 젊은 작가 17인의 조각 작품을 모아 '조각충동'전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기관 의제는 '제작'으로 '조각충동'은 가상현실과 3D 등이 자리잡은 현대 시대에 조각 작품이 갖는 의미와 전시장을 찾아 관람하는 행위 등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는 장이 된다. 조각, 영상을 포함해 17명의 작가들이 66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20대에서 40대의 젊은 작가들은 코로나19 시대 '화면'을 통해 접할 수밖에 없던 조각 작품들에 숨을 불어넣고 관람 행위를 통해 '오감'과 '경험'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우한나 작가의 작품은 천을 사용해 사람의 손, 자궁, 안구, 혈관 등을 본딴 모형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이 입어보거나 착용해 볼 수 있다. 김채린 작가의 '행동유도조각: 들여다보기'는 관람객이 기둥 모양의 전시물에 있는 구멍에 머리를 집어 넣어 보거나 손을 넣어 안에 있는 미지의 물체를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다.
더불어 매월 1일 2회씩 전시 작품 중 하나인 '사랑과 여름'을 퍼포머가 작동시키며 관람객이 공연을 보듯 즐길 수 있는 '조각활용극'도 진행한다.
■바라캇 컨템포러리 '모션 라인'展
서울 종로구 바라캇 컨템포러리 갤러리는 오는 7월 24일까지 세계적인 설치 작가 네빈 알라닥의 국내 첫 개인전 '모션 라인'을 진행한다. 터키에서 태어난 네빈 알라닥은 설치, 조각, 영상, 퍼모먼스 등에 '소리'를 결합해 새로운 미술 영역을 구축해 왔다. '모션 라인'은 형태와 움직임(시각)에 음악(청각)을 결합해 새로운 상상을 자극한다.
갤러리 입구에 설치된 '공명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며 악기이기도 하다. 하프, 만돌린, 베이스 기타 등 현악기와 타악기들이 겹합된 복합체의 형태다. 오는 7월 2일에는 국악 연주자 황진아(거문고)와 김해나(전통 타악기)가 공명기를 연주하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