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분양전환 공공임대 ‘로또 아파트’ 됐다

      2022.06.13 18:05   수정 : 2022.06.14 16:20기사원문
적정 분양가 시비로 몸살을 앓았던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들이 부동산 상승기를 타고 수 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는 '로또 아파트'가 되고 있다. 다만,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판교 공공임대 분양가 논란을 계기로 사실상 신규 분양전환 임대사업을 중단해 서민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 분양전환 공공임대, 수 억원 차익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LH강남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 달 15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타입은 10년 분납임대 주택으로 초기분납금부터 지난해 말 조기분양 전환까지 평균 4억6000만원의 자금이 들었다. 입주 7년 차에 조기분양을 한지 반년새 11억원의 차익을 본 것이다.
이 단지의 청약 당시 경쟁률은 평균 4.76대 1이었다.

조기분양전환 여부는 입주민들이 건의하면 LH와 협의해 결정된다.

10년 공공임대인 강남구 LH강남아이파크 전용 74㎡는 2020년 말 8억원대에 조기분양돼 지난해 10월 18억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현재 최저 호가 역시 18억5000만원으로 시세차익은 10억원에 달한다.

LH강남힐스테이트와 비슷한 2012년 말 공급된 경기 고양시 원흥도래울마을LH3단지는 지난해 초부터 조기분양전환을 진행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전환가는 평균 4억7000만원이었다. 지난 4월 실거래가는 7억9000만원으로 1년새 3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LH가 공급한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 중 분양전환되지 않은 곳은 110여개 단지, 9만1000여가구에 이른다.

■ 고분양가 논란에 신규사업 중단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단지들을 시작으로 2018년 말부터 만기 분양전환 시기가 도래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봇들3단지휴먼시아 등 10년 공공임대 일부 입주민들이 성남시와 LH를 상대로 분양전환 가격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불거졌다. 입주 당시인 2009년 판교신도시의 3.3㎡(평)당 평균 분양가는 1600만원대였던 반면, 2019년에는 두 배 이상인 3300만원대까지 시세가 올라 분양 전환 당시 감정평가액이 상승한 게 원인이었다.

이후 판교 공공임대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분양전환가 이상의 매매가가 형성되면서 잠잠해졌다. 판교역 인근 백현8단지휴먼시아 전용 101㎡의 2020년 분양전환가가 11억원대였는데, 지난해 5월 18억7000만원에 거래 매물이 나왔다. 현재 최저 호가도 22억원대다.
백현8단지휴먼시아의 분양전환율은 100%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비싼 분양전환가 논란으로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단지의 신규 사업승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별개로 저금리 대출 등 분양전환 주민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공공임대 분양전환과 같은 주거 공급 방식도 필요하다"며 "특히 당장은 구매력이 없지만 향후 소득이 증가하는 미래에는 분양받을 여력이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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