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총 1조달러 턱걸이... 비트코인 2만5000달러대 추락
2022.06.13 18:23
수정 : 2022.06.13 18:23기사원문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주요 국가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기조가 유지되는 한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 1조200억달러(약 1310조원) 선까지 줄어들었다. 2021년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조1300억달러(약 1450조원)대였는데 약 10시간 만에 1000억달러(약 130억원)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2만5000달러(약 32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2만5000달러대였던 것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이더리움도 이날 1300달러(약 170만원)대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보다 8.6%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평균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이 이달부터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기로 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대신 가상자산·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이탈을 불러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가상자산이 극심한 약세에 빠졌다. 연준은 14~15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연다. 미국 외에도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각각 0.5%p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올여름에 자산매입을 중단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시가총액 1조달러가 무너지면 가상자산 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FX스트리트에 따르면 약 10만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 저스틴 베넷은 "가상자산 시가총액 1조달러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저항선"이라며 "비트코인이 2만3500달러(약 3000만원)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