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금지령 내렸지만..현근택 "수박 힘든가", 이인영 "수박이라 구박말라"

      2022.06.14 14:24   수정 : 2022.06.14 14: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박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친이재명·비이재명계간 '수박' 논쟁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로 주로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대표 측 인사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다.

지난 대선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는 13일 페이스북에 "지금 몇몇 의원들이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수박'이라고 조롱해서 힘드신가"라며 "이 정도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지와 응원은 받고 싶지만, 비난은 받기 싫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원들이 비난하면 왜 비난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온 양문석 통영고성 당협위원장은 "수박이라고 말하지 못하면 수박을 호박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우 위원장의 '수박 금지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 여러분이 '제가 수박입니꽈'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썼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향해 "제가 MB아바탑니까?"라고 한 것에 빗대서 우 위원장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수박 논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이인영 의원은 "중도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며 민주당적 중도의 의미는 크다"며 "수박이라 구박하거나 주눅 들게 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저는 당내 진보파의 길을 가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중도 노선의 후배들도 아낌없이 응원할 것"이라며 "혹시 이런 수박 같은 저와 연대할 분이 있으면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했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수박 논쟁에 대해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쪼잔해 보이고 지질하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향후 의원 워크숍을 열어 계파 갈등, 선거 패배 요인 등 당내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에 안규백 의원(4선·서울 동대문갑·사진)을,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도종환 의원(3선·충북 청주흥덕)을 위촉했다.
두 사람은 오는 17일 당무위 의결을 거치면 공식 임명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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