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비·돌풍에 발사 연기… 남은 돌발변수는

      2022.06.14 15:12   수정 : 2022.06.14 16: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두번째 발사 일정이 비와 돌풍 때문에 하루씩 연기됐다. 누리호를 발사대로 옮기고 세우는데 안전문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5일과 16일의 기상상황은 누리호 발사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발사 당일 대기의 상층에서 부는 고층풍이 또다른 돌발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또한 우주물체, 태양활동, 발사체의 이상유무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변수다.

■14일 오전에 찾아온 돌풍
항공우주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이날 오전 6시 비행시험위원회와 7시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 이송과 발사를 하루씩 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기상 상황은 비가 흩날리고 강한 돌풍이 불었다. 이날 오전 두차례 회의에서는 기술진들의 안전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연기로 결정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오후 현재는 좀 잦아들었지만 오전 기상상황은 안좋았다"며 "비가 오면 발사체 이송 과정에서 조심스러워야 하고 가장 큰 문제는 누리호를 발사대와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로 인해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로 가는 길이 굽어져 있고 비탈길이어서 이송차량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또한 발사대는 산을 깎아 해발 132m 위에 만든 부지이며, 발사대와 연결되는 엄빌리칼타워는 48m 정도 높이다.

오승협 부장은 "누리호가 세워지면 기술진들이 연료와 산화제, 전력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돌풍이 불면 안전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누리호를 이송하는 15일과 발사하는 16일의 기상상황이 일정을 진행하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에는 기상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함께 하면서 기상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다.

■고층풍, 낙뢰 품은 구름이 변수
항공우주연구원 장영순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발사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은 기상환경중 지상풍과 고층풍"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풍은 쉽게 관측할 수 있지만 고층풍은 예외다. 이를 위해 나로우주센터에서는 고층 기상 관측장비를 이용해 발사 당일 총 4회 확인한다. 실제 누리호 1차 발사때에도 발사 당일 정오경에 우주센터 상공에서 고층풍이 강하게 유입이 돼 발사가 지연될 뻔 하기도 했다.

또 발사 당일 낙뢰 가능성이 없어야 하고 낙뢰를 머금은 구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누리호 안에는 수많은 전장품이 탑재돼 있어 전기적인 손상을 입는다면 오작동, 통신방해가 일어날 수 있다. 우주센터 인근 반경 10㎞까지 낙뢰를 감지하고, 비행 계적에 수분을 잔뜩 머금은 두꺼운 구름을 실시간 감시한다. 이는 공군이 발사 당일 총 6회 출동해 구름높이나 구름 성분들을 나로우주센터에 제공한다.

다음으로 당연히 누리호와 발사대의 기계적 고장 없어야 발사한다. 자동차 부품수는 2만개, 항공기는 20만개,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37만개로 그만큼 변수가 많다. 발사 하루전 누리호를 옮기고, 세우고, 연결하고 고정하는 모든 장치는 기계다. 지난해 1차 발사 당일 누리호와 연결된 밸브 이상신호로 인해 직접 인력을 투입하는 확인 작업으로 발사가 1시간 지연됐다.

뿐만 아니라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변수다. 누리호를 발사 해서 지구를 한번 도는 사이에 유인우주선과 최소 200㎞ 이상 떨어지도록 결정해야 한다. 장영순 부장은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16시에 발사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주환경부분도 발사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태양흑점의 폭발이나 태양입자의 유입, 지자기교란 정도에 대해 우주전파센터의 협조를 얻어 검토하고 있다.


이 중 단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누리호는 발사 연기 혹은 취소되거나 복구 후 발사 재시도를 하게 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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