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현황보고서 발간 "학대 증가, 학대 행위자, 배우자·아들 순"

      2022.06.15 11:00   수정 : 2022.06.15 10: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한국의 노인학대 건수는 지난해 기준 6774건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와 아들 순으로 나타나는 등 노인학대가 가정에서 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정부는 신고자의 편의성이 높이는 형태로 신고체계를 개편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15일 오전 보건복지부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 맞이해 '2021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하고 노인학대와 관련된 통계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 나이 60세 이상의 노인을 학대한 사건은 총 6774건 발생했다.
전년인 지난 2020년의 6259건과 비교해 8.2% 증가한 수치다. 노인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된 사례의 건수의 1만9391건 중 34%가 노인학대 사례로 인정된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6774건 중 재발 건수는 739건으로 전년의 614건 대비 20.4% 증가했다. 이 같은 재학대 사례의 상당수(96.9%)는 가정에서 발생했다.

노인학대의 발생장소 대다수는 가정이었다. 가정 내 노인학대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962건(88.0%)이었다. 가정 이외에는 생활시설이 536건(7.9%), 이용시설 87건(1.3%) 등이 있다.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29.1%)와 아들(27.2%), 기관(25.8%)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2020년 이전까지 아들이 지속적으로 최다 행위자였지만, 지난해에 최초로 배우자가 아들보다 상위 순위에 게재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는 데 있다. 하지만 배우자의 성별, 즉 남편인지 아내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자세한 통계는 없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측의 설명이다.

노인학대가 발생한 가구형태는 노인부부가구(34.4%)와 자녀동거가구(31.2%), 노인단독가구(17.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노인부부 가구 비율은 지난 2017년(26.3%)→2018년(29.1%) →2019년(31.8%) →2020년(32.7%) →지난해(34.4%) 순으로 계속 증가하며 노인학대 발생의 잠재적 요인이 사회 저변에 확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학대유형의 빈도는 정서적 학대(43.6%), 신체적 학대(41.3%), 방임(6.5%), 경제적 학대(3.8%), 성적 학대(2.4%) 등 순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2021년 노인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가구 형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동거하고 있는 가족 간의 갈등과 돌봄 부담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2021년 노인학대 현황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학대의 조기발견 및 피해 노인 보호를 위한 대책을 강화한다"며 "우리 주변의 학대 피해 어르신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채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학대로 고통받는 어르신에게는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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