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뇌물 약속' 정성기 전 북항통합개발단장 기소…시민단체 "사업차질 우려"

      2022.06.15 16:25   수정 : 2022.06.15 16:25기사원문
4일 개방된 부산시 동구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내 공공시설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2.5.4/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4일 개방된 부산시 동구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내 공공시설에서 시민들이 개방행사 부스에 참여하고 있다. 2022.5.4/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정성기 전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이 건설업자에게 200억 상당의 뇌물을 받기로 한 혐의(뇌물약속)로 최근 기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은 부산항 북항통합개발 추진을 위한 범정부 조직으로 북항 재개발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15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정씨는 지역 건설업자에게 특혜분양을 약속하고 사업 수익 1000억원 중 20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씨는 해양수산부 대외비 공문서를 건설업자에게 건네주고 식사비 등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를 공무상 비밀누설, 뇌물약속,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는 2019년 초대 부산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에 임명된 후 북항 재개발 사업을 총괄해오다 지난해 6월4일 단장직에서 경질됐다. 이후 인천해양수산부 계획조정과장으로 인사발령 조치됐다.

앞서 해수부는 내부에서 1000억 원이 넘는 사업을 기획재정부와 협의 없이 진행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난해 4월 초 감사에 착수, 정씨를 비롯한 관계자들을 권한 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100여 곳의 시민단체가 연대해 대규모 집회를 열고 "보복성 인사, 쳐내기식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체들은 "정씨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을 2년 넘게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고 평가하면서 "정씨의 경질 조치는 북항 재개발 사업 주도권을 뺏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정씨의 기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씨를 옹호했던 시민단체들은 놀라움을 드러내면서도 북항재개발 추진에 악역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인호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대표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지난해 해수부 감사 때부터 비위 사실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사건을 끝까지 지켜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이번 사건 영향으로 북항재개발 사업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정단장이 북항통합개발추진단을 처음 맡아서 북항재개발이 시민과 시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됐고 해수부의 중앙논리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발전적인 행정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 차원에서 부정 비리 혐의가 드러났다는 것은 대단히 놀랍다"며 "정 단장의 진정성있는 행정과는 별도로 공직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 사건이 북항재개발의 공공적 개발이나 시민과 시의 입장에서 균형발전적으로 나가야 하는 방향과 연계돼서는 안되고 트램지원 거부 등 기존에 해수부의 몽니나 혼선이 합리화하는데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이 문제는 철저히 정 단장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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