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엔 맷집좋은 '채권펀드'… 올해만 몸집 1조 불렸다
2022.06.15 18:14
수정 : 2022.06.15 18:14기사원문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287개 국내채권형 펀드에 연초 이후 1조580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특히 최근 1개월 새 7770억원이 유입되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다.
펀드별로 '한화크레딧플러스(채권)[운용]', '한국투자크레딧플러스(채권)[운용]'가 최근 한달 간 각각 1702억원, 1698억원 설정으로 1, 2위에 올랐다. 설정액 유입 상위 10개 중 4개를 차지한 초단기채권 펀드 성과가 두드러졌다. 우리단기채권(채권), HDC단기채(채권)(운용), 현대트러스트단기채 1[채권](운용), 키움더드림단기채[채권] 합산 1260억원이 들어왔다.
금리 인상기에는 그 영향을 덜 받는 듀레이션(채권 회수 기간)이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 각광받는다. 단기채 펀드는 일반형과 달리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표면 금리 자체를 수익으로 삼기 때문에 금리 상승 시 혜택을 볼 수 있다. 초단기채 펀드를 따로 떼서 보면 최근 1개월 새 2661억원이 들어왔다.
채권형 펀드는 지지부진한 장에서 맷집도 증명했다. 올해 들어 평균 손실률은 2.2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각각 16.58%, 17.38% 떨어졌다.
이 같은 '머니무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지속 올리며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가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채권은 발행 주체에게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만기 때 원금 상환이 보장되고, 이자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다만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인 8.6%로 집계되며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 관측마저 나오는 점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다. 이에 따라 채권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관련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부 박사는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이 지속 단행되면 채권 투심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아직 국내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높은 상황으로 한국은행 금리 연속 인상으로 3·4분기 초까진 채권시장 약보합이 전망된다"며 "채권 금리가 기준금리 2.50% 이상을 반영하고 있어 고점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단기 금리 하향 안정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