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무기' 에너지불확실성 커져...'연료비 연동제' 정상운영 시급
2022.06.16 16:00
수정 : 2022.06.16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져 원가주의 전기요금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제기됐다. 자원 무기화로 새 정부 에너지 정책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원가주의 원칙에 기반한 연료비 연동제 정상운영이라는 것이다. 또 에너지가격 급등에도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재 전기요금체계로는 한전 적자와 에너지 과소비로 탄소중립 달성이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새정부 에너지안보 중요
대한전기협회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정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원가주의 기반 전기요금체계 확립 필요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글로벌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안보 확립이 중요하다"며 "에너지효율과 원가에 기반한 가격결정이 새정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주요국은 연료비 상승에 따른 원가를 반영해 2022년 전기요금을 24.3~68.5% 인상하고 세금감면, 바우처 지급, 전력회사 재정지원 등 부담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우리나라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원가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했다. 한전은 올해 약 23조원 적자(2022년도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로 자본잠식에 빠질 우려가 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해 도입한 연료비연동제는 물가상승 우려로 정상적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부 유보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명시적인 기준 마련 △원가변동 요인 적시 반영을 위한 조정요금 상·하한 변동폭 확대 △연동제 미적용시 손실(잉여)분을 추후 총괄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조정에 포함 등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기후환경요금은 불명확한 조정시기를 1년 주기로 확정하고, 원가주의 기반 요금원칙의 확립으로 전력공급 필수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상기후와 에너지 수급난으로 인도, 중국 등 대형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도 에너지안보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국내외 대형산불,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 문제가 에너지 과다사용에 따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승완 교수는 "국가기후환경회의 공론화 숙의과정에서 국민정책참여단 중 절반은 연료비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부과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있었다"며 "실행 측면에서 적상 작동되지 못해 아쉽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공요금 정치적 활용에 경계
또 에너지가격 급등 원가를 반영하지 못해 한전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고, 에너지 과소비가 고착화돼 탄소중립 달성도 요원하다는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는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 100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각 연료원별 연료비, 저장장치 투자비, 발전설비 자본투자비 등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고려됐다. 계통비용은 제외한 수치다.
새 정부의 원가주의 기반 요금체계 확립을 위해 연료비 연동제 정상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이다.
유연백 부회장은 "연료비연동제는 시행원칙, 유보기준, 절차를 투명하게 제도화해 운영해야 한다"며 "소비자 및 산업계가 물가상승 어려움을 공공요금 완화로 요청하고 정책당국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을 반복하는데, 산업경쟁력을 오히려 저해하고 가격보조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 교수는 "정치, 대중의 선호와 상관없이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현상인 가격보다는 앞 단에서 에너지원의 공급가격을 제어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유 부회장과 김 회장은 전력산업 거버넌스 관련 제3의 독립규제기관(governance)에서 요금체계 독립성 확보 등 전기요금 제도·운영을 전담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