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서해 공무원 피살 입장 변경에 "유가족 진상 규명에 정부가 응답"
2022.06.16 15:36
수정 : 2022.06.16 16: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은 16일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던 당시 발표를 철회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의 진상 규명에 대해서 정부가 응답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가장 큰 의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민간인이 비인도적 만행을 당했다면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국가는 진상을 규명할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해수부 공무원 이모씨가 2020년 9월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 지도선을 타고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실종됐다가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을 말한다. 북한군은 이씨의 시신을 불태우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와 해경은 이모씨가 월북을 하려다 총격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고, 이에 유족들은 "월북할 이유가 없고 사망 경위가 불확실하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이미 후보 시절에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거기에 응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국가안보실은 이날 유족들이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했다. 항소를 취하함에 따라 국가안보실에게 정보를 일부 공개하라고 명한 1심 판결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가안보실은 "이번 항소 취하 결정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피살됐음에도 불구하고 유족에게 사망 경위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정보를 제한했던 과거의 부당한 조치를 시정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항소를 취하하더라도 관련 내용이 이미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이관돼 이전 정부 국가안보실에서 관리하던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으로, 진실규명을 포함해 유가족 및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충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서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며 "사법부 판단을 지켜볼 테고 그리고 나서 추가적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