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신동빈…기업 총수들, 글로벌 무대 직접 뛴다
2022.06.18 07:08
수정 : 2022.06.18 07:08기사원문
삼성 이재용, 유럽 출장으로 '반도체 초격차' 승부수
SK 최태원, 정부 손잡고 부산엑스포 유치 본격 지원
롯데 신동빈, 유럽서 사업 보폭 넓혀…부산엑스포 홍보도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이 글로벌 무대를 직접 뛰고 있다. 경제 위기 속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챙기고 미래 신성장을 주도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해결사' 삼성 이재용, 재판 빠지고 유럽 출장
이재용 부회장은 11박12일 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오전 귀국한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은 삼성이 향후 5년간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전략산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2주 만에 빠르게 진행됐다. 법원 역시 경영상 필요한 출장이라는 점을 인정, 두 차례 불출석 재판을 인정했다.
삼성전자를 통해 공개된 이 부회장의 일정은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자리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한 국가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방안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ASML 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본사를 둔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후 15일(현지시간)에는 벨기에로 넘어가 이 부회장이 루뱅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뤼크 반덴호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R&D) 방향 등을 논의했다.
아이멕은 1984년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반도체 설계와 공정기술, 소재·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아이멕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 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R&D 현장을 살펴봤다. 이밖에 독일, 프랑스 등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기업은 원팀' SK 최태원, 경제외교관 자처
최태원 회장은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를 찾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최 회장의 취임 후 첫 공식외교 무대다.
그는 민간위원장을 맡으면서 "모자 2개(SK·대한상의 회장)도 힘들었는데 1년 동안 모자 3개를 쓰게 됐다"며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우선 오는 21~22일 열리는 제170차 BIE 총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2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등을 지원한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첫 대면 경쟁 PT로, 지난해 12월 열린 1차 PT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열렸다.
총회를 전후해 최 회장은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활동에 나선다. 주불동포들이 참여하는 '부산엑스포 결의대회'에도 참석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 회장은 민간위원장에 더해 내달 출범하는 정부위원회에서 한덕수 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라며 "이번 3박5일 일정 동안 가능한 모든 대사들을 만나 부산 유치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 기업과 정부는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마다 '하나의 팀플레이'를 통해 극복해온 사례를 설명하며, 부산엑스포 개최를 통해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대한민국 기업이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신동빈, 유럽 사업 파트너 만나고 부산엑스포 홍보도
최근 유럽으로 출국한 신동빈 회장은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식·음료, 명품 분야 사업 파트너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출장을 통해 바이오 등을 비롯해 신사업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할 전망이다. 그룹 양축인 유통과 화학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공급망이 흔들리며 부침을 겪었던 롯데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롯데는 신성장 사업인 바이오, 헬스케어·웰니스, 모빌리티 부문을 포함해 화학·식품·인프라 등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출장에서도 해당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집중 모색할 전망이다.
아울러 20~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써밋에 참석한다. 롯데그룹 현황과 식품·유통 사업의 주요 포트폴리오 뿐 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케어·ESG·메타버스 체험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소개한다.
특히 롯데 사업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한다. 82인치 메인 스크린에 부산세계박람회 홍보영상도 상영한다.
신 회장은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및 주요 유통·식품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부스에서 글로벌 소비재 경영진을 비롯한 포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오는 등 활발한 해외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에 참석했으며, 2월에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지난 4월에는 '뉴욕 오토쇼 2022'에 참석,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동화 전환 상황과 북미 자동차 시장 동향 등을 살피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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