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장릉사태 올라"…공사중지 가능성 시티오씨엘 '불안불안'
2022.06.18 07:10
수정 : 2022.06.18 07:10기사원문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제2 장릉사태가 오는 건 아닌지 불안불안”
3700여 세대를 분양한 미니신도시급 시티오씨엘에 대해 공사중지 등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시티오씨엘 입주예정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같은 내용의 언론보도(뉴스1 6월14일)를 공유하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인천시가 날 불효자로 만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적었다.
자신이 추천해 부모님이 시티오씨엘을 청약했는데 공사가 중지돼 입주 지연 등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이 글에는 수십 명이 내용을 공감하는 댓글을 달며 글쓴이를 위로했다.
이들의 걱정이 단순히 걱정으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인천시가 행정처분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오씨엘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일원(154만6747㎡)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5년까지 1만3000여세대를 공급하는 ‘미니신도시’ 급이다.
인천시장이 2009년 도시개발사업 구역으로 지정했고 2013년에는 실시계획인가를 내줬다. 또 2017년, 2019년, 2020년 등 세 차례 실시계획을 변경하는 것도 인가했다.
현재까지 아파트 2536세대, 오피스텔 1238실, 상가 338실 등의 분양을 마쳤고 2024년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그러나 시티오씨엘 사업시행자인 디씨알이(DCRE)가 ‘제2경인고속도로 소음저감시설 임의 추진’, ‘실시계획과 다른 공사 시행’ 등으로 환경영향평가법과 도시개발법을 위반했다며 공사중지 또는 실시계획인가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씨알이를 불러 허가·지정·인가 등을 취소하기 전 절차인 ‘청문’을 진행했다. 디씨알이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항변하고 있지만 인천시가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
입주예정자들은 불안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인천시에 대해 비난도 퍼붓는다.
수십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은 “인천시가 여태 승인해 놓고 이제 와서 이러는 이유가 뭔가”, “엄청난 후폭풍을 각오하라”, “인천시가 온갖 핑계를 대면서 피분양자들을 죽이려고 한다” 등 비난의 글을 올렸다.
검단 왕릉아파트 사태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릉’ 주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보호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문화재청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고 이를 취소하라는 소송이 제기되면서 피해를 우려한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만일 인천시가 시티오씨엘에 대해 공사중지 또는 실시계획인가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강행할 경우 ‘장릉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