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타고 등교하는 고3 '카푸어'…한달 기름값만 90만원
2022.06.19 06:01
수정 : 2022.06.19 13:58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네시스를 몰고 등하교하는 고등학생이 등장해 그 사연에 관심이 쏠린다.
경제력에 비해 비싼 차를 샀다가 궁핍한 생활을 하는 이른바 '카푸어'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재뻘TV'에서는 최근 10대 카푸어 A군(19)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주인공 A군은 자동차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3학년 학생이다.
A군은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총 650만원을 내고 중고로 제네시스 쿠페를 구매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약 2년간 하면서 나이가 되자마자 (차를) 사려고 돈을 모았다"며 "부모님께서 차량 비용과 보험료 일부를 보태주셨다. 보험료는 자차보험 제외하고 약 380만원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름값으로는 월 최대 80만~90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학교에는 차를 주차할 수 없어 인근에 주차하고 학교에 걸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A군은 자동차 튜닝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고 차량이 들어오면 수리, 도색, 광택 해주고 일반 차량은 손 세차도 해준다"며 "나중에는 자동차 쪽으로 취업하거나 사업할 생각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자동차 쪽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어린 나이에 차를 구매하는 A군을 말리기도 했지만, 부모님의 허락으로 차를 몰고 다닐 수 있게 됐다.
그는 "차를 타기 전에 오토바이를 탔었는데, 사고가 한 번 크게 난 뒤 (부모님께) '내가 학교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게 안전할 거 같냐. 차를 타고 다니는 게 안전할 거 같냐'고 말씀드렸더니 허락해주셨다"고 했다.
A군은 자동차 특성화 학교인 만큼, 본인처럼 차를 몰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랜드로버, 링컨을 끄는 친구도 있고, 싼타페, 그랜저, 쏘나타를 몰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어 다 같이 드라이브도 다닌다"며 "지금 학교에서는 자동차 판금, 도장, 정비, IT, 디자인 등을 배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A군의 '드림카'는 그랜저IG라고 밝혔다. 그는 "졸업 후 현재 모는 차를 다시 팔 계획"이라며 현실적으로 살아야 한다. 꿈은 내 가게를 차리는 것"이라고 했다.
채널 운영자는 "오늘 혼내려고 나왔는데 꿈이 있는 게 멋있다. 저는 26세가 될 때까지 꿈이 없었다. '어디든 돈 좀 괜찮게 주는 데서 일해야지' 이렇게 생각했었다"며 "요즘은 공부 잘 한다고 돈 잘 버는 시대가 아니다. 차라리 이렇게 한 분야만 파는 게 좋을 것 같다"고 A군을 칭찬했다.
한편 사회적으로 '카푸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만, A군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리 호의적이었다.
이들은 "너무 멋있다. 생각 없는 카푸어가 아니고 미래 계획까지 현실성 있게 세우는 모습이 정말 똑똑하다", "카푸어가 아니고 자동차를 사랑하는 친구", "목표가 확실한 학생", "깊게 감명받았다", "자동차 쪽에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 등 A군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