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태릉골프장 주택공급 이어간다

      2022.06.19 17:41   수정 : 2022.06.19 17:41기사원문
국토교통부는 주민 반발이 여전한 서울 태릉골프장 주택공급사업을 새 정부들어서도 속도있게 추진키로 했다. 우선 올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목표로 잡은 가운데 오는 8월 새 정부의 250만가구 주택공급로드맵이 나오면 세부 사업계획이 조정될 전망이다.

19일 국토교통부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제이더블유컨벤션웨딩홀에서 '서울태릉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는 주민 요청에 의해 마련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주민들은 "태릉골프장 부지 주변은 문화유산이 있고 맹꽁이 등 천연기념물이 있다"며 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주민들은 태릉골프장이 생태자연도(자연환경을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한 지도)상 보호가치가 높은 1급지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LH는 3급지라는 입장이다.

앞서 국토부는 2020년 8·4 대책을 통해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 주택공급을 계획했지만 교통대책 등 주민반발에 부딪혀 6800가구로 계획을 축소한 상태다. 여기다 인접한 태릉과 정릉 경관 훼손 여부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영향평가 용역도 진행 중이다. 또 지난 3월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주민들은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 위협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주택공급을 위해 올 하반기 태릉골프장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청회에서 나온 주민 요구를 반영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보완을 거쳐 본안을 작성한 뒤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환경부 승인을 받는 대로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구 지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다만, 당초 목표인 2023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 2025년 상반기 착공, 2027년 준공은 다소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태릉골프장 사업은 주민 반발로 지구지정이 연기됐지만 앞으로 단계별로 사업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국토부는 현재 6800가구 공급 규모는 지자체 및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지구계획 승인 단계에서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권의) 기존 사업지구도 전체 주택공급로드맵 안에서 활용된다"며 "오는 8월 주택공급로드맵이 나오면 이에 맞춰 세부적인 사업 계획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 부동산 정책에서 태릉골프장 부지를 중요한 입지로 꼽고 있다.
부지 규모가 약 87만㎡로 과거 8·4대책에서 발표된 서울 52개 택지 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서울 수서역세권 지구(38만㎡, 2531가구)의 2.5배 가량이다.
또 대부분 지역이 주민 소유가 아닌 국공유지기 때문에 토지보상 절차 없이 빠른 주택공급이 가능하다.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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