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빚 메우려 아버지·여동생 살해… 도박중독이 낳은 참극

      2022.06.19 18:06   수정 : 2022.06.19 18:06기사원문
타짜들도 결국 도박으로 망한다고 했던가. 도박빚은 가족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모양이다. A씨는 도박빚을 메우려 가족까지 죽음으로 몰고갔다. 가족이 죽어도 도박 중독에서 헤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2015년 A씨(당시 24세·남)를 존속살해혐의로 체포해 청주지검 제천지청에 송치했다.

현재 그는 무기수로 복역중이다. A씨의 범행 동기는 도박이었다. 그는 사설스포츠토토와 바카라 같은 인터넷 도박에 중독돼 1년간 2억 7000만원이라는 빚이 생겼다. 또한 저축은행에서 5600만원을 대출받은 것과 아내의 부상으로 수령받은 보험금 7500만원도 역시 대부분 도박으로 날렸다.
이로인해 A씨가 운영하는 휴대폰 매장은 이미 월세가 3개월이나 밀렸고 공과금이 수개월 연체되는 등 형편이 좋지 않았다.

도박빚에 쪼들리던 A씨는 아버지 B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지난 2015년 5월 A씨는 범행 12일전 지인에게 청산가리를 구입했다. A씨는 아버지가 죽은지 2~3일 만에 60돈의 금팔찌와 금목걸이를 금은방에 처분하면서 경찰의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타살의 흔적이 없어 부검없이 단순변사로 처리되면서 사망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A씨의 범행은 묻혀질 뻔 했지만 4개월 뒤인 9월 울산에서 네일샵을 하는 여동생 C씨가 사망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게 된다. A씨는 여동생 C씨와 저녁식사를 한뒤 속이 좋지 않다는 여동생에게 음료와 감기약이라고 속인 캡슐을 건낸다. 하지만 캡슐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었다. 여동생 C씨는 다음 날에 사망한다.

울산중부경찰서가 C씨의 사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는 부검을 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경찰은 부검을 실시했고 3주 뒤 부검결과에서 C씨의 사망 사인이 청산가리 중독으로 나왔다. 결정적으로 압수수색 과정에서 A씨의 차에서 청산가리 약병이 발견됐다. 이후 청산가리 구입과정을 조사하던 경찰에게 아버지 B씨를 살해한 사실이 들통나게 됐다. 청산가리 구입이 5월과 8월 두 차례라는 것을 확인한 후 이전 범행을 조사하면서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여동생 C씨의 사망보험금 1억원의 수령인이 자신이 아닌 법정 상속인인 어머니로 확인되자 어머니도 살해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10원도 못준다"고 말하며 여동생을 살해한 방법인 청산가리 캡슐을 먹일 준비를 했다.

천운으로 A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또한 아내도 살해계획을 세운 것이 밝혀지며 충격을 줬다. A씨는 안방에 누워 기침을 하는 아내에게 컵 안에 액체상태의 감기약을 넣은 후 다시 청산가리를 섞어 마시는 방법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A씨는 지난 2013년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4개를 몰래 아내 명의로 가입하고 수령자를 자신으로 해 놓았던 것이다.
특히 A씨는 자금이 떨어지자 한 때 도박을 중단했다가 아버지의 사망보험금 7000만원을 받은 직후인 7월 하순부터 거액의 도박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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