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저 간 고민정 "열매가 작네..저주같은 욕설 들으니 자랄수 있겠나"
2022.06.20 12:03
수정 : 2022.06.20 17:58기사원문
고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의원들과 함께 대통령이 계시는 양산 평산마을에 다녀왔다"며 "모두들 국회 배지는 떼고 운동화와 편한 복장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흙나르기와 잡풀 뽑기 등 일손을 돕기 위해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는 고 의원은 문 전 대통령과 수확한 블루베리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알은 작았지만 맛은 새콤달콤함이 더 강했다"며 "강한 햇살과 시원한 평산마을의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맛이었다"고 했다.
고 의원은 "하지만 여전히 열매의 크기가 작은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며 "식물도 사랑을 먹고 자라야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한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관심의 눈길을 많이 보내주기만 해도 다르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사저 어느 위치에 있든 길가 시위대들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은 너무 적나라하게 들렸다"며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2~3초 조용해지기만 하면 그들의 욕설은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칼날 같은, 저주가 담긴 저 소리를 매일 듣고 있는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겠나 싶었다"며 "평산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마을 주민이 겪어야 할 끔찍한 소음 피해를 생각하니 제 마음 또한 험해졌다"고 했다.
고 의원은 "뉴스로만 보던 광경을 직접 보고 들으니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이대로 방관만 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님께서 살고 계신 집 앞이어서만은 아니다"며 "마을 주민의 일상이 파괴되어선 안 된다. 매일매일 언어폭력 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주민을 그대로 두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욱 적극적인 집회 금지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로 이사한 지난달 10일부터 시민 단체와 유튜버들은 사저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주민은 이들이 확성기 등을 이용해 고성을 지르거나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트는 통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했고 지난달 31일 시위 관련자 4명을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후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는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 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