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청년정책?" 윤대통령에 뼈 때리는 직언 쏟아낸 91년생 여성 행정관
2022.06.21 08:36
수정 : 2022.06.21 10:26기사원문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명 정무수석실 행정관(31)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1991년생인 여 행정관은 "90년대생 눈으로 볼 때 청년이란 용어가 허상에 가깝다.
대통령실 관계자는"윤 대통령이 청년이슈 관련해 현장에서 청년들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번에도 청년의 목소리로 직접 보고를 듣고 싶어 했다"며 "1990년대생 행정관이 오늘 상당히 상세한 보고를 했다"고 알렸다.
이날 보고는 10여분간 이뤄졌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30대 행정관급이 직접 보고한 것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 행정관은 "20대 여대생, 30대 워킹맘, 40대 싱글남, 군필, 취준생이 모두 청년"이라며 "이렇게 너무나 다른 이들을 어떻게 한 단위로 묶어서 청년 정책이란 이름으로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윤 대통령과 회의 참여자들에게 반문한 뒤 "청년 정책이란 용어 자체가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유행하면서 '청년수당' 등이 생겼는데, 이런 것들이 청년의 삶을 단 1도 나아지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청년이 깨달았다"고 밝히고 세대별 문제 해결 방식을 강조했다.
여 행정관은 "구체적으로는 청소년 시절 경제 실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집중 육성에 더해 평생교육 개념을 넣어야 한다. 대학은 가고 싶을 때 가도 된다. 생애 주기별로 직업 전문성을 강화해주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직군별 육아휴직 대체자 풀 상시 운용, 기성세대와 청년의 연금 부담률 형평성 조정,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 관계성 회복 정책 등도 언급했다.
여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때 이른바 '조국 사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불거진 '인국공 사태' 등을 거론하며 "청년을 치열한 경쟁 사회에 내몰아놓고 국가가 경쟁 시스템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그 반칙을 없애달란 게 청년들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보고를 들은 윤 대통령은 "문제 인식에 공감한다"며 "청소년 가정부터 경제 현실에 대한 실물 교육도 해야 하고, 성인이 돼서는 기성세대 혹은 기득권 노동자가 청년들을 희생시키는 구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일자리를 찾고 취직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기득권 노동자가 청년 노동자를 그런 식으로 다루는 게 청년 고민 중 가장 큰 근본적 이유"라며 "청년들이 힘든 이유는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가르쳐줄 수 없는 교육 제도에 있다"고 말했다.
여 행정관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에서 홍준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친홍계 인사다. 2018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됐고 올해 5월 대통령실 출범과 함께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