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상징 '원훈석' 교체 추진..글씨체 때문이라는데 왜?

      2022.06.22 09:08   수정 : 2022.06.22 12: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정보원이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1941~2016) 서체로 된 원훈석(院訓石) 교체와 새로운 원훈 선정을 위한 내부 여론 수렴에 착수한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보 당국 관계자는 "지금의 원훈석은 국가 정체성과 충돌한다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의 지적이 있다"며 "내부 여론 수렴을 걸쳐 곧 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교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이 평소 존경하는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1968년 북한 연계 지하당 조직인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간 복역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988년 특별 가석방됐다.

특히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인 '신영복체'는 신 교수의 사후 2018년 국민대학교와 민간 폰트개발 전문업체를 통해 글씨체로 개발됐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기증돼 무료로 배포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서울경찰청 및 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비 등 정부부처 곳곳에 사용됐으며 지난해 6월 국정원 창설 60주년을 맞아 박지원 전 원장 주도로 세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고 새겨진 원훈석에도 사용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정원 내부에서는 "간첩 혐의를 받았던 신 교수의 생전 글씨를 본따 만든 서체를 활용해 대북 정보 활동을 주로 하는 국정원 원훈을 새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규현 국정원장은 지난달 25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신 교수의 친북(親北) 성향과 이적(利敵) 전력을 지적하는 여당 의원에게 공감을 표시하고 원훈석을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 원훈 선정과 원훈석 제막은 교체 방침이 확정된 이후 진행될 방침이다. 새 원훈에 대해선 "정보기관의 유능함과 정보 요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것이 새 원훈 콘셉트"라고 했다.
국정원 원훈은 그동안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정보는 곧 국력이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의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 등으로 바뀌어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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