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 플랜 짜는 LG. 고객가치 강화로 '3고' 넘는다

      2022.06.23 18:18   수정 : 2022.06.23 21:16기사원문
국내 주요 그룹들이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비상대책 수립에 나선 가운데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사진) 주재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급등 등 '퍼펙트 스톰'을 염두에 둔 대책 마련이 논의 된 것으로 보인다. 퍼펙트스톰이란 작은 위험 요인들이 모여 대형 경제적 위기를 불러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23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구광모 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 사장단 전원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 주제는 '고객 가치 강화'다. 현장에서 답을 구하고 모든 해법이 고객에서 나온다는 것은 구 회장이 취임 직후 부터 줄곧 강조하고 있는 '경영철학'의 핵심 골자다.

LG는 이번 회의와 관련, 정기적인 회의 일 뿐 특별한 일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삼성 등 주요 그룹들이 잇달아 대내외 불안 요인들을 강조하면서 전략 점검에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주로 위기 대응에 맞춰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게 재계의 관측이다.

구광모 회장은 계열사가 내놓은 사업 분야별 전략 방안을 사장단들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투자, 채용 등 이미 발표한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는 향후 5년간 배터리, 전장,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106조원을 투자하고,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매년 약 1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내놓은 계획인 만큼 구 회장이 이를 독려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는 지난달 30일부터 3년 만에 계열사별로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열었다. LG전자를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구 회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구 회장은 올해로 취임 5년차를 맞는다. 그동안 강조해온 키워드는 고객 가치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 가치 경영'에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첫 시작인 사업의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 1·4분기 까지 LG의 이같은 전략은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그룹의 주력인 LG전자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며 미국의 월풀을 누르고 글로벌 가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공급망 불안까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일반 소매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조사들의 실적이 2·4분기 이후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도 이같은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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