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몇 방울로 암 진단…‘단백질 분석솔루션’ 신약개발 시장서 주목
2022.06.26 18:09
수정 : 2022.06.27 13:51기사원문
베르티스는 프로테오믹스를 기반으로 체외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프로테오믹스는 유전 정보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을 분석해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데옥시리보핵산(DNA)을 연구하는 유전체학을 이어갈 차세대 바이오 분야로 알려져 있다.
■한번 채혈로 다양한 질병 검사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베르티스 본사에서 만난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사진)는 "프로테오믹스기술의 최대 강점은 한번의 채혈로 다수의 질병에 대한 진단이 가능한 것"이라며 "베르티스는 세계 최초로 프로테오믹스에 기반한 암 진단 솔루션을 사업화하고 해당 국가의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베르티스가 구현하는 프로테오믹스 기술은 혈액 내 존재하는 10만여개의 단백질 중에서 필요한 적확한 데이터 만을 뽑아낼 수 있다. 한 대표는 "수분을 제외하면 인체 대부분은 단백질로 구성될 정도로 몸 안에는 단백질 데이터가 무수하다"면서 "단백질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수 많은 질병을 한 번에 분석·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프로테오믹스 분야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유방암 진단 솔루션인 마스토체크를 출시했다. 소량의 혈액만으로 복수의 질병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베르티스는 지난 5월에는 프로테오믹스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의 연구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인 PASS도 출시했다. 한 대표는 "신약개발의 최근 트렌드 중 하나는 프로테오믹스와 생물정보학 등을 이용해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후보물질)을 찾는 것"이라며 "모든 제약사나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프로테오믹스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다. 수요가 늘고 있어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베르티스의 수익모델인 마스토체크와 PASS는 호응을 얻고 있다. 마스토체크는 전국 건강검진센터 등 100여곳에 판매 중이며, PASS는 국내외 기관 20곳으로부터 연구 의뢰를 받았다. 솔루션 출시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성과다. 한 대표는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르티스는 이미 대외적으로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7년에는 신용보증기금이 지정하는 '혁신아이콘'으로 선정됐고, 지난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는 SK플래닛과 효성 등 굴지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금 430억을 유치했다.
■미국 시장 진출 잰걸음
베르티스는 중단기적으로 진단 솔루션의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현재 췌장암과 난소암 진단에 적확한 단백질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개발도 마무리됐다"며 "폐암과 대장암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베르티스는 글로벌 프로테오믹스 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유명희 박사와 노동영 교수, 김상태 박사 등 국내 프로테오믹스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한 대표는 "한국 프로테오믹스의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며 "한국을 대표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프로테오믹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