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에 숨 넘어간다… 산업계 비상체제 가동
2022.06.26 18:39
수정 : 2022.06.26 19:08기사원문
2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기를 지탱했던 수출과 교역이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통상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이번에는 에너지 원료 수입가격 급등으로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달도 20일까지 수출 313억달러(관세청 기준), 수입 389억달러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누적 무역수지도 155억달러 적자로 14년 만에 연간 적자가 예상된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보다 더 큰 무역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고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개최된 경영전략회의가 예정된 일정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당초 수립했던 경영전략들을 모두 새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충격 등 세계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별 위험요인을 점검했다. LG그룹도 2·4분기 실적 우려 속에서 지난달부터 한 달 일정으로 전략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시스템을 재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기아는 7월 중순 이후 글로벌 권역 본부장 회의를 열고 시장상황 점검에 나설 예정이며, 포스코도 내달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경영회의를 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솟은 원자재 가격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수입비용이 예상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해외 생산이나 환율방어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외환위기 수준의 충격도 가정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이 커지는 항공업계나 수입 원자재에 의존 비중이 높은 제지·시멘트 업종, 식품이나 주류업계 등이 충격파에 노출된 상황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지난 13~17일 174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237개 업종에 대해 '전문가 서베이지수(PSI)' 조사를 한 결과 7월 업황 전망 PSI는 전월(94)보다 크게 낮은 77에 그쳤다. 2년여 만에 최저치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김민우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제조원가 인상을 수출단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환 헤지(위험회피), 원·부자재 선제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임광복 기자